[이슈인사이드] 재심 변호사 인상에 남은 이춘재의 한마디 "내가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YTN 입력 2022. 12. 5. 12:43 수정 2022. 12. 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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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영수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박준영 재심 전문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앤이슈]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른바 이춘재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누명을 썼던 윤성여 씨가 국가로부터 배상금을 받게 됐습니다. 윤 씨가 억울하게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30년 만의 일입니다.

재심 과정부터 함께한박준영 변호사와 함께 관련 내용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박준영]

안녕하세요.

[앵커]

지난주에 법무부가 국가배상판결에 대한 항소를 포기했죠. 그래서 1심 결과가 확정된 거고요. 윤성여 씨가 소식 듣고 어떻게 반응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박준영]

이런 질문을 자주 듣는데요. 사실 기분이 어떠냐고 여쭤보지는 않습니다. 담담해하셨습니다. 왜냐하면 이 사건은 재심 무죄, 그리고 국가배상 형사보상 이런 절차가 사실 순조롭게 진행이 됐고요. 저희가 충분히 결과를 기대하고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음의 준비도 미리 하셨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범인이 아닌데 범인으로 살아야 했던 그 시간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또 답답했을까. 감히 상상조차 되지 않고요.

이번에 판결이 나온 게 배상금이잖아요. 형사보상금이랑 개념이 또 다르기 때문에 설명을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박준영]

억울한 시간에 대한 피해 회복, 금전으로 하고 있죠. 금전적 피해 회복 방안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형사보상이 있고 국가배상이 있는데요. 쉽게 설명드리면 형사보상은 간이한 방법입니다. 구금 일수에 그리고 무죄 판결이 확정된 해의 최저 일급액의 5배. 최대 금액입니다. 그걸 기준으로 해서 보상액을 산정하고요.

이 사건 같은 경우에는 형사보상으로도 안 된다. 더 국가의 책임을 인정해야 된다고 주장을 했고요. 그게 국가배상 절차를 통해서 가능하거든요. 국가배상 절차를 통해서 추가로 배상을 더 받게 된 거고요. 국가배상 절차는 형사보상과 달리 억울하게 옥살이하신 분의 가족까지 포함됩니다.

그래서 저희가 형사보상액이 한 25억 정도 나왔고요. 국가배상은 윤성여 씨 본인은 18억 7000 정도 추가가 됐고. 가족들이 각 1억 원씩 누나와 동생분들.

[앵커]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보상인데 그걸 가지고 또 좋은 일을 준비 중이시라고 들었습니다. 그 얘기를 해 주실 수 있습니까?

[박준영]

이런 홍보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고요. 적지 않은 배상과 보상을 받으신 분들이 제가 진행했던 여러 재심 사건 피해자분들이 본인들의 억울한 시간의 피해액 일부를 내놓으셨습니다.

그래서 그 돈으로 요즘 많이 힘들어하는 가정의 아이들을 지원하는 재단법인을 설립 중에 있습니다. 어제 발기인 총회를 했고요. 그래서 연말 또는 내년 연초 설립이 목표입니다.

[앵커]

변호사님께서는 어떤 역할을 맡으십니까?

[박준영]

저는 이사회에는 참여하지 않고요. 간사라는 직함을 가지고 아무래도 기부나 후원을 받는 데 있어서 도움을 드리려고 합니다.

[앵커]

어려운 역할 아닙니까?

[박준영]

가장 어려운 역할일 수도 있죠.

[앵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기도 하고요. 변호사님이 윤성여 씨 사건을 맡은 게 2019년이니까 이제 3년 만에 결정이 난 거고요. 대부분 재심 사건이 그렇습니다마는 이번에 특히 이춘재 사건이라서 더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거든요. 소회도 남다르실 것 같아요.

[박준영]

이 사건 대리나 변호를 저만 한 건 아닙니다. 다른 변호사님들이 계시는데 제 개인적인 소회를 말씀드리면 사실 이 사건은 숟가락 잘 얹었다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왜냐하면 이춘재라는 진범을 경찰이 밝혀냈거든요. 그리고 또 그 진범이라는 사실에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수월한 사건이었습니다.

[앵커]

3년이면 다른 거랑 비교하면 굉장히 짧은 거죠?

[박준영]

굉장히 짧은 겁니다. 예를 들면 지금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최근 대법원에서 국가배상소송 파기환송 판결이 나왔는데요. 재심 청구부터 지금까지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아직도 그런데 해결되지 않은 상태고요.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 8차 사건의 경우에는 굉장히 빨리 끝난 사건입니다.

[앵커]

혹시 다른 변호사분들은 어떤 말씀을 주로 하시던가요?

[박준영]

다른 분들도 수고 많이 하셨죠. 수고 많이 하셨고요. 다른 분들은 저를 많이 지원해 주셨고요. 또 저를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그런데 외부에 드러난 사람은 저다 보니까 영광이나 이런 걸 다 제가 받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계십니다.

[앵커]

이 방송 보시는 시청자 여러분들도 다른 변호사들도 있다는 걸 기억을 해 주시면 좋을 것 같고요.

[박준영]

이름을 말씀드려도 될까요?

[앵커]

한 번 말씀해 주시죠.

[박준영]

김칠준 변호사님, 이주희 변호사님, 신윤경 변호사님께서 고생하셨습니다.

[앵커]

세 분 변호사님과 함께하신 거군요.

[박준영]

그리고 한 말씀 더 드리겠습니다. 이춘재라는 진범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재심 무죄가 불가능했습니다. 그런데 나타나기까지 30년의 시간이 필요했거든요. 30년 동안 이분이 억울함을 안고 잘 살아주셨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이분 윤성여 씨 본인의 의지도 있고 또 그런 노력도 있었겠지만 주변에서 이분을 도왔던 교도관님들, 그리고 종교위원님들, 출소자 쉼터를 운영하고 계시는 나호견 원장님 이런 분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도 많이 기억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앵커]

주변에 여러 분들이 오늘의 결과를 만들어내셨고요.

[박준영]

교도관님 이름은 박종도 교도관님이십니다.

[앵커]

이름을 계속 언급하시는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이춘재 자백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요. 아무래도 자백하게 된 배경이 있을 것 같은데 언론이 미처 집중하지 못한 부분도 있을 것 같고요. 어떤 게 있습니까?

[박준영]

제가 앞서 이 사건은 수월했다고 표현했는데요. 그건 경찰의 공이 컸습니다. 이춘재라는 진범을 확인하기까지 그리고 확인한 이후에 자백을 받는 과정에서 또 프로파일러 등 전문가들의 도움이 컸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노력이 있었고요.

이춘재는 자기가 저지른 범죄를 다 자백을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자백을 하게 되면 경찰이 곤란해질 수 있다라는 그런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경찰 입장에서는 조직의 곤란함이나 이런 걸 다 뿌리치고 그냥 밀어놓고 진실을 밝히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사건이 과거 경찰의 잘못을 드러냈기는 했지만 또 지금의 경찰이 진실을 밝히는 데 있어서 정말 노력 많이 했습니다. 그 공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고요. 그런데 이 사건의 과가 많이 부각되면서 현재 경찰의 공이 많이 묻힌 것 같아서 많이 안타깝고 아쉽기도 합니다.

[앵커]

분명히 공도 있는 거고 경찰의 이런 노력이 있었고 과학수사가 또 발전했다는 점도 짚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좀 더 노력하고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을까요?

[박준영]

발전된 과학수사 덕분에 진실을 밝힐 수가 있었어요. 왜냐하면 당시 남겨져 있던 현장 증거물을 DNA 검사를 다시 했던 거거든요. 그래서 이춘재라는 진범을 확인했던 거죠. 그래서 발달된 과학수사로 인해서 정의를 우리가 찾게 된 건데, 진실을 찾게 된 건데 저희가 또 주의해야 될 부분은 뭐냐 하면 당시 과학으로 범인으로 몰았거든요.

당시 과학, 국과수 감정 결과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국과수 감정이 지금은 도저히 과학으로 인정하기 어려운 과학이었습니다. 지금도 우리가 과학 하면 객관적이고 과학 정량화가 가능하고 믿을 수 있는 걸로 다들 아는데 사실 과학 중에도 주관성이 많이 들어가는 과학이 있습니다.

최근에 대통령의 발언을 가지고도 여러 해석이 있었지 않습니까? 음성과학, 주관성이 들어가는 거죠. 필적 감정도 주관성이 들어가는 거고요. 그래서 과학 중에서 주관성이 들어갈 수 있는 과학의 경우에는 우리가 좀 더 겸손하고 진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재심 과정에서 직접 이춘재와 얘기할 기회가 있지 않으셨습니까? 그때 인터뷰를 하나 보니까 연쇄살인범이 어떻게 되게 됐는지, 꼭 물어보고 싶다라고 하셨더라고요.

[박준영]

사건을 하면서 안타깝게 뭐냐 하면 범죄는 한 개인의 문제로 정리하는 건 아니라고 봐요. 그 범죄에 들어가는 사회성, 그리고 한 개인이 어떻게 범죄자로 발전했는지도 살펴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저는 이춘재를 법정에서 심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요.

3시간 동안 심문하면서 정말 이 사람이 어쩌다가 이런 연쇄살인범이 됐는지, 더 발전했는지를 확인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한계는 분명히 있었고요. 이춘재 본인도 설명을 잘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이 부분은 우리의 과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유영철, 강호순 연쇄살인범을 많이 봤잖아요.

그런데 그런 연쇄살인범이 어떻게 생겼고 발전했는지 우리가 공부하고 확인해야지 이런 범죄를 막을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런 노력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춘재가 했던 말 중에 기억에 남는 말도 있을까요?

[박준영]

네, 기억에 남는 말이 있어요. 증언 막바지에 사람들이 내가 반성하지 않고 있다라고 다들 바라보시는 것 같다. 하지만 자기 나름의 반성을 하고 있다라는 걸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그걸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고 싶었어요. 왜냐하면 어쨌든 과거에는 연쇄살인범인 건 맞지만 20년 이상 옥살이를 모범수로 지금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고 어쨌든 경찰이 미처 알지 못했던 사건까지 자백했거든요. 그런 부분에 대한 평가는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들고요. 교정 행정에 대한 얘기도 있었습니다. 출소한 사람들도 재기를 도와야 한다는 취지로 얘기를 했습니다.

[앵커]

이춘재가요? 본인이 출소 못할 수도 있는데?

[박준영]

그런데 이건 어떻게 받아들이냐면 본인의 증언 내용이 기사화돼서 교도소가 알려질 텐데 그러면 교도관이나 동료 수감자들에게 좀 더 도움 되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앵커]

이춘재 사건이 이걸로 다 끝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다른 피해자들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죠?

[박준영]

맞습니다. 살인의 추억에서도 우리가 집념을 갖고 했던 형사들을 취재했지만 이춘재라는 진범이 나타난 후에는 그 당시 가혹행위, 반인권적인 수사를 주목했거든요. 영화 속에서의 인물이기는 하지만 백광호라는 사람, 말도 반인권적인 수사의 대상이었지 않습니까? 그리고 끝내 열차에 뛰어들었잖아요.

현실에서도 그렇게 억울하게 범인으로 몰려서 고통을 받으신 분이 꽤 있습니다. 그분들에 대한 조사를 진화위에서 진행을 했고요. 곧 결과를 발표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분들 사건에도 관심을 가져주시면 그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앵커]

재심 사건 대부분이 누명을 벗기는 일일 거고요. 말씀하신 대로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의 그런 억울함을 안고 계시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 그분들을 대할 때 어떻게 대화를 풀어나가십니까?

[박준영]

참 어렵죠. 어려운데 일단은 참 어려워요. 생방송이기 때문에 3초 이상 지나면 사고 나잖아요.

[앵커]

괜찮습니다.

[박준영]

어려워요. 어떻게 대화를 해 나가야 될지 매번 어렵습니다. 그리고 또 제 시간과 에너지에도 한계가 있다 보니까. 좀 더 사법 피해 사례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요.

여전히 이런 일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 아무리 과학수사가 발달해도 법과학의 주관성이라는 게 문제가 되고 또 진술에 의해서 억울하게 범인으로 몰리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도 관심을 가져야 될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앵커]

재심이 필요하고 요구하는 분들이 변호사님을 찾아오는 건 법적인 도움을 받기 위해서 오는 것이기는 하지만 사실은 그 억울함이 있고 치유도 받고 싶어서 오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박준영]

그래서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그 과정 속에서 또 위로도 받고 정리도 하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과정의 중요성. 결과도 중요하죠. 하지만 때로는 과정이 중요한 것 같아요. 과정이 아름다우면 그분들도 위로받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앵커]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더라도.

[박준영]

제가 형사사건 변호하면서 느낀 바는 그렇습니다. 무죄 받으신 분들과 연락을 주고받는 게 아니고요. 제 변호가 부족했고 아쉬웠던 사건의 당사자분들과 연락을 합니다. 이런 걸 보면 과정이 중요하구나. 아름다워야 되구나.

[앵커]

그분들은 어느 정도 과정에서 치유를 받았다고 보시는 건가요?

[박준영]

치유를 완전히 받았던 건 아니겠죠. 하지만 어쨌든 그래도 이 정도 했는데 어쩔 수 없구나라고 그렇게 받아들이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과정의 아름다움.

[앵커]

공통적으로 그 과정 속에서 많이 하시는 말씀이 뭐가 있습니까?

[박준영]

많이들 하시는 말씀. 억울해하시죠. 표정과 말씀에서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또 결과가 좋지 않을 때 그 슬픔도 곁에서 보게 되죠, 때로는.

[앵커]

시간이 한 1분 30초 정도 남은 것 같아요. 변호사님 얘기 조금 여쭤보겠습니다. 말씀하시기 조금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국회로 보면 우리 국회는 사실 법조인 출신이 많지 않습니까? 유혹이 있으실 것도 같은데 어떻습니까?

[박준영]

진지한 유혹은 아직 없었고요. 또 유혹이 있더라도 가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들한테 바라는 게 있어요. 과정의 아름다움을 얘기했잖아요. 너무 목적이 앞서는 것 같아요.

절차가 중요하고 법의 목적도 중요하지만 법을 만들어내는 그 과정 속에서 소외 받는 가치, 사람이 줄어들거든요. 그래서 과정이 좀 아름다웠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과정을 강조해 주셨고요. 변호사님의 최종 목표도 궁금합니다.

[박준영]

잘 살아야죠.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는데 잘 살아야 된다는 부담감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사실 많이 부족하거든요. 과대포장되어 있고, 영화를 통해서 많이 포장되어 있는데 잘 살고 싶습니다. 어렵습니다, 그런데.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서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박준영 변호사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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