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식의 시론>나라 망치는 ‘5대 암’ 수술할 때다

2022. 12. 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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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식 주필

위대한 국민정신 병들게 하는

강성노조 세금도둑 종북좌파

포퓰리즘과 법치 파괴 막을 때

화물연대 파업은 중대 분수령

尹 “노사 법치”로 정상화 첫발

월드컵 대표팀의 투지 배워야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을 울린 뒤 웃게 한 가나의 국민소득은 한국의 15분의 1 정도다. 문명 충돌 이론으로 유명한 새뮤얼 헌팅턴은 책 ‘문화가 중요하다’의 머리말 첫 문장을 ‘1960년대 한국과 가나의 경제 상황이 아주 비슷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로 시작하면서 양국 차이의 결정적 배경을 문화에서 찾았다. 특히, 검약·투자·근면·교육·조직·기강·국민정신을 열거하며 한국인의 가치관을 높이 평가했다. 물론 다른 많은 요인도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헌팅턴 분석처럼 한국인의 정신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음은 분명하다.

오늘의 자유와 번영을 일군 위대한 국민정신이 뒤집히고 있다. 도전과 자립의 기풍 대신에 국가 의존증이 똬리를 틀었다. 뭐든지 국가와 사회 탓이고, 온갖 명목의 정부 지원을 당연시한다. 세금에 얹혀사는 세력이 큰소리치고, 세금을 많이 내는 사람은 죄인 취급 당한다. 포퓰리즘 정책에 따른 천문학적 국가 채무를 미래 세대에 떠넘기고, 정년연장을 법제화하면서 고용 유연성은 가로막음으로써 자식 세대 일자리를 빼앗는 세대 간 패륜도 서슴지 않는다.

잘못된 정치의 책임이 가장 무겁다. 문재인 정권과 ‘이재명의 민주당’을 거치며 악성 진화 중이다. 정치적 지지 기반에 특혜를 몰아주는 일까지 벌이기 때문이다. 민주화 운동가의 자녀에게 대학 수업료 지원, 입시 때 별도 전형, 취업 때 10% 가산점은 물론 의료 지원까지 해주자고 한다. 그러면서도 5·18 유공자 명단과 지원 내역은 감춘다. 태양광 사업은 좌파 비즈니스의 숙주처럼 됐다. 비정규직 제로 정책은 노조의 우회 취업 수단으로 악용됐다. 반면, 일자리·소득을 창출하는 기업엔 적대적이다. 법인세 인하를 반대하고 ‘노란봉투법’을 밀어붙이면서, 대체근로 허용과 사업장 점거 금지 등 회사의 대응 수단은 틀어막는다.

이런 상황에서 벌어지는 이번 민노총 파업, 특히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 사태의 향방은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노사 문제 차원을 넘어 법치와 자유의 회복, 성실한 사람이 잘사는 사회로의 복원 등을 가름할 분수령이기 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5대 암’에 걸려 있다. ①기득권 지키기에 혈안이 된 강성 노조 ②운동권 카르텔로도 번지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허무는 종북좌파 ③온갖 국가 지원금에 빨대를 꽂고 사익을 챙기는 세금 도둑 ④국가 재정은 안중에 없이 현금을 뿌려 표를 얻자는 포퓰리즘 ⑤범죄 혐의자가 권력을 잡고 공권력을 우롱하려는 법치 파괴 등 3개 세력과 2개 행태를 수술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지금까지 민노총, 전교조, 민변, 그리고 민주당의 결합은 천하무적이었다. 박근혜 탄핵과 ‘헌법 위에 떼법’이란 말이 상징한다. 이제 윤석열 대통령이 “노사 법치주의를 확고하게 세울 것이며, 불법과는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며 척결에 나섰다. 국가개혁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할지, 반대로 식물정부로 전락할지,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윤 대통령은 일단 기선을 잡은 것으로 보이지만, 작은 성과에 도취해선 안 된다. 바둑의 대마도 한 수 삐끗하면 죽고 만다. 국민 설득이 중요하다. 싫어도 ‘여의도 정치’를 잘해야 하지만, 원칙을 견지하는 것이 먼저다. 취임사에서부터 강조했던 자유를 지키고 키울 우직함이 필요한 때다.

대통령은 헌법상 행정부 수반이면서 국가 원수이다. 여야를 초월해 국정을 이끄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전투구 맞상대로 전락시키려는 야당 전술에 말려들어선 안 된다.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되고, 여러 사건으로 수사받는 이재명 대표를 만나긴 힘들 것이나 국회 상임위원장 모임이나 주요 당직자 모임 등을 주선할 수는 있다. 진정성이 관건이다. 힘든 개혁을 추진하는 지도자는 지지율 하락 등 단기적 어려움을 겪지만, 결국 국민은 이해하게 된다. 영국의 노조 횡포로 인한 ‘불만의 겨울’을 끝장낸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총리만 봐도 알 수 있다.

잘 준비된 사람만이 기회를 기적으로 만들 수 있다. 실낱같은 가능성에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월드컵 대표팀의 도전과 투지가 대한민국 정신이다. 이런 정신을 되살려 국가 재도약의 길을 갈 것인가, 몰락의 길을 자초할 것인가. 윤 대통령 운명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운도 걸린 시기에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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