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서 “난 사기 안 쳤다”며 변명하는 FTX 창업자…투자자는 “감옥에나 가라”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 2022. 12. 5.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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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ABC 방송과 인터뷰하는 샘 뱅크먼프리드 FTX 창업자. /AP 연합뉴스

파산보호를 신청한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였던 FTX의 샘 뱅크먼프리드 창업자가 최근 잇따라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ABC방송 같은 미 유력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고의적 사기가 아니었다”고 변명하고 있다.

뱅크먼프리드는 3일(현지시각) 바하마 올버니의 거처에서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를 하고, FTX 고객 자금 수십억달러가 계열사 알라메다 리서치로 빠져나간 경위에 대해 “설명할 수 없다”며 “그 돈은 알라메다로 송금됐고, 그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선 나도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FTX 붕괴 사태의 자초지종을 자신이 잘 모르고, FTX 붕괴를 야기한 사기를 고의적으로 시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달 미국 델라웨어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FTX는 계열사인 알라메다 리서치에 고객들의 돈을 무단으로 빌려주고, 자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로 FTX에서 사라진 자금이 수십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라진 수십억달러의 자금은 파산보호 절차의 핵심 문제 중 하나다.

뱅크먼프리드는 잇따른 언론 인터뷰에서 이러한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그는 “알라메다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파악할 만큼 충분한 머리회전이 되지 않았다”며 “내가 어떻게 이런 실수를 했는지 자문하고 있다. 다른 사람이 그랬다면 난 그들을 비웃었을 것 같다”라고 했다. 뱅크먼프리드는 지난 주 뉴욕타임스가 개최한 콘퍼런스에 나와서도 “실수는 있었지만 누구에게도 사기치려고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FTX 붕괴에 대해 사법조사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자 자신은 무결하고, 상황을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말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FTX와 거래를 했다가 7680만달러(1000억원)를 잃을 위기에 처한 갤럭시디지털홀딩스의 마이크 노보그래츠 최고경영자(CEO)는 2일(현지시각)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샘 뱅크먼프리드와 그 집단이 사기를 저질렀다”며 “그들은 고객의 돈을 사용해 매우 위험한 내기를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뱅크먼프리드는 우리의 돈을 가져갔고, 그는 기소돼야 하고 감옥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노보그래츠 CEO는 또 “뱅크먼프리드 인터뷰를 보고 망상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며 “그는 과도한 자기도취와 떠벌림에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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