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칼럼]문화정보화 20년, 이제는 디지털 혁신으로

박정은 2022. 12. 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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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경 한국문화정보원장

2022 카타르 월드컵이 한창이다. 가슴 벅차던 2002 한·일 월드컵으로부터 벌써 20년의 시간이 지났다니 놀랍다. '꿈은 이루어진다'를 외치던 그해 한국문화정보원도 첫발을 떼고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지금은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성장한 '디지털 네이티브' 시대다. 일상에서도 쉽게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서비스를 접하고, 어린이도 메타버스 가상세계를 편하게 즐기고 있다. 그래서 '정보화'라는 단어가 너무도 당연해서 때로는 시대에 뒤처진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문화정보원이 설립된 당시를 보면 초고속인터넷 가입 가구가 막 1000만을 돌파하고 PC를 이용해 포털사이트로 정보 검색이 이루어지기 시작하던 때였다. 정보가 사회경제적 주요 자원이 되면서 더 많은 정보를 쉽고 편하게 생산·유통·활용해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국가경쟁력의 핵심이 됐다. 문화 분야에서도 국민 참여와 향유 기회를 넓히기 위해 정보화 추진이 시급히 요구됐다.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는 내부에 담당 조직을 신설하고, 문화정보화 전담기관인 한국문화정보센터(현 한국문화정보원)를 설립했다.

문화정보화 과정이 수월한 것은 아니었다. 다른 산업에 비해 문화 분야의 정보화는 인력·시설·예산 모두 열악한 상황이었다. 자유로운 다양성의 추구라는 문화 특성상 표준화가 필요한 정보화 과정을 낯설게 받아들이기도 했다. 정보화 불모지라고까지 불리던 문화 분야에서 지난 20년 동안 문화정보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산하 기관이 정보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문화정보에 대한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국민이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과 문화정보서비스를 구현했다. 국민의 삶과 관련된 문화 데이터를 창출·수집·연계하고 개방·활용에 이르는 과정을 수행했다. 또한 문화 기관 전산 인프라를 지원하는 문화정보자원통합센터를 운영하고, 사이버 보안을 위한 사이버안전센터도 지원하였다. 이런 노력을 통해 문화 분야의 정보화 수준을 크게 향상했다.

2022년 현재 초연결과 융합의 지능화 시대에서는 디지털 혁신이 사회 전 분야의 필연적 과제가 되고 있다. 기존 정보화 개념도 아날로그 데이터를 디지털로 저장·변환하는 '정보의 디지털화(Digitization)'에서 지금은 과정의 디지털화 단계를 넘어 산업 전체의 비즈니스 혁신과 새로운 가치 창출이라는 '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의미로 확대 요구되고 있다. 문화정보원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여 기관 역할을 재정립하고 2021년 4월 '문화 디지털전환 전문기관'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공식 선포했다. 3대 전략목표를 문화정보서비스 지능화, 문화 데이터 생태계 조성, 디지털 기반 확대로 설정하여 이를 중점 추진하고 있다.

문화정보원의 개별 사업 수행뿐만 아니라 문화·체육·관광 전 분야에 대한 통합적이고 효율적인 디지털전환 정책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2022년 현재 문체부와 함께 '문화 디지털 혁신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2023년부터는 디지털 혁신 통합지원센터를 운영해 문체부가 진행하고 있는 개별 사업 성과를 통합적으로 공유하여 연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새로운 가치 창출은 늘 어려운 도전이다. 지금 새로운 것은 내일이 되면 바로 옛것이 된다. 지금까지 문화정보원이 시도하고 노력한 수많은 선도사업은 현재 다른 기관, 단체, 민간 영역에서 보다 발전·확대돼 적용되고 있다. 20년 동안 문화정보화를 위해 애써 온 시간은 현재 문화 디지털 혁신의 현장에 고스란히 담겨 새로운 미래를 기다리고 있다. 연암 박지원이 문학 창작에서 '법고창신'(法古創新)이라는 방법론을 말했다. 옛것을 토대로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뜻이다. 문화정보화의 진정한 의미도, 전담기관인 문화정보원이 해야 할 일도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국민 누구나 쉽고 편하게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스무 살 성년이 된 문화정보원이 자부심을 안고 맞이할 미래에 따스한 응원을 부탁드린다.

홍희경 한국문화정보원장 hkhong@kcis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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