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로 개발한 핵연료, 폴란드 수출 길 연다

이영애 기자 2022. 12. 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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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개발한 핵연료를 폴란드에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원자력연은 2018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지난해 벨기에와 체결한 '핵연료 성능검증 공동 연구협약'에서 국산 핵연료의 우수성을 입증한 바 있다.

박원석 원자력연 원장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 이후 국제사회가 새로운 핵연료 공급처를 찾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벨기에, 폴란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연구로 핵연료 수출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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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구원, 폴란드 원자력연구소와 MOU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원심분무 핵연료 분말 제조기술'을 적용해 고밀도 저농축 우라늄실리사이드 판형핵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원자력연 제공

국내서 개발한 핵연료를 폴란드에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폴란드 원자력연구소와 '핵연료 실증에 대한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원자력연은 자체 개발한 고밀도 저농축(LEU) 우라늄실리사이드(U3Si2) 판형핵연료 제조 기술로 폴란드의 연구용 원자로 '마리아(MARIA)'에 들어갈 핵연료를 만들어 2024년 시범 공급하게 됐다.

기존에는 높은 성능을 위해 농축도 90% 이상의 고농축우라늄(HEU)을 연료로 사용했지만 HEU가 핵무기로 악용될 가능성이 제시되면서 우라늄 농축도를 낮춘 LEU 핵연료로 바꾸는 추세다.

고성능을 유지하면서 LEU로 교체하려면 핵연료의 우라늄 밀도를 높여야 한다. 원자력연은 '원심분무 핵연료 분말 제조기술'을 개발해 난제를 해결했다. 우라늄실리사이드를 2000도 고온에서 녹인 뒤 고속 회전하는 원판 위에 분사해 미세하고 균일한 구형의 분말을 대량생산하는 방식이다. 재료를 일일이 파쇄하는 기존 방식보다 불순물이 적게 발생해 1cc당 5.3gU(그램우라늄·단위부피(cc) 당 우라늄의 양) 이상의 고밀도로 핵연료판을 제조할 수 있다.

현재 고밀도 저농축 우라늄실리사이드 판형핵연료 제조국은 프랑스, 미국, 한국뿐이다. 원자력연은 2018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지난해 벨기에와 체결한 '핵연료 성능검증 공동 연구협약'에서 국산 핵연료의 우수성을 입증한 바 있다.

원자력연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열출력을 지닌 벨기에 연구로 'BR2'에서 판형핵연료의 1단계 성능검증을 수행했다. 그 결과 자체 개발한 핵연료가 70% 이상을 태우는 극한조건에서도 터지거나 방사능 누출 없이 안전하게 유지됐다.

폴란드와의 업무협약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핵연료를 '핵연료 시범 집합체' 형태로 해외에 공급하는 첫 사례다. 마리아에 들어갈 맞춤 형상으로 별도 제작한다는 점에서 성능검증의 마지막 단계이자 수출 논의 단계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원자력연은 2023년 말까지 마리아 연구로 실증에 필요한 핵연료 시범 집합체 제조 기술을 추가 개발할 예정이다. 2024년 폴란드 원자력연구소에 마리아 핵연료 시험 집합체 2다발을 공급해 안전성 심사를 통과하는 것이 목표다. 2026년 마리아 연구로 핵연료 공급에 대한 최종 입찰 자격을 갖추기 위함이다.

정용진 원자력연 연구로핵연료부장은 "세계 연구로 핵연료 시장 규모가 한 해 3000억원임을 고려할 때 양 기관 핵연료 실증 협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연구원은 연 300억원 이상의 핵연료 수출 성과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원석 원자력연 원장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 이후 국제사회가 새로운 핵연료 공급처를 찾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벨기에, 폴란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연구로 핵연료 수출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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