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硏, 폴란드에 자체개발 핵연료 수출 추진···美·佛만 가진 신기술

폴란드원자력연구소와 MOU
고밀도 저농축 핵연료 시범 공급
성능 높이고 핵무기 위험 낮춰
"연 300억 수출 효과 기대"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심분무 핵연료 분말 제조기술’을 적용해 고밀도 저농축 우라늄실리사이드 판형핵연료를 생산한다. /사진 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서울경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이 폴란드에 고성능 핵연료 수출을 추진한다. 원자력연은 핵연료 성능을 높이면서도 핵무기로 악용될 가능성을 낮춘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원자력연은 폴란드원자력연구소와 ‘핵연료 실증에 대한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MOU로 원자력연은 자체 개발한 고밀도 저농축 핵연료(우라늄실리사이드 판형 핵연료)를 2024년 폴란드의 연구용 원자로 ‘마리아(MARIA)’에 시범 공급한다.

원자력연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심분무 핵연료 분말 제조기술’이라는 고밀도 저농축 핵연료 기술을 개발했다. 원래 연구용 원자로는 높은 성능을 위해 농축도 90%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했다. 하지만 우라늄이 농축되면 핵무기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어, 세계적으로 농축도를 낮추는 추세다. 농축도를 낮추면서도 성능을 결정하는 밀도를 높게 유지하는 기술이 필요한데 원자력연이 이를 독자 개발했다. 이런 고밀도 저농축 우라늄실리사이드 판형 핵연료를 만들 수 있는 나라는 한국, 프랑스, 미국뿐이다.

원자력연은 내년까지 폴란드 마리아 실증에 필요한 핵연료 제조 기술을 추가 개발하고 2026년 핵연료 공급에 대한 최종 입찰 자격을 갖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원자력연은 양기관의 협력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연 300억 원 이상의 핵연료 수출 성과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박원석 원자력연 원장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 후 국제 사회가 새로운 핵연료 공급처를 찾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연구로 핵연료 수출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윤수 기자 soo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