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반대인 엄마와의 일상, 한컷에 담았습니다 [책이 나왔습니다]

이문연 2022. 12. 5.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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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나왔습니다] 불혹에 시작한 한컷툰 에세이 <주말 모녀>

[이문연 기자]

 주말모녀 책
ⓒ AMIGA 출판사
왜 그럴까요? 재미있는 상황, 일상의 독특한 경험을 남들과 나누고 싶다는 열망. 나만 보기 아까워하는 마음은 콘텐츠 제작자의 마음이랄까요?

일상의 재미있는 경험을 짧은 글만으로 기록한 전자책을 낸 적이 있습니다. 제가 봤던 한 순간, 그 장면을 독자들도 본다면 훨씬 공감을 할 수 있는 내용이었기에 그림에 대한 갈증이 있었죠. 그냥 웹툰 작가들이 부럽고 대단하다 느끼기만 할 뿐, 뭘 어떻게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예전에 종이에다 끄적거린 걸 스캔해서 포토샵에서 색칠을 해본 적은 있지만 조금 더 쉽게 다가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이패드를 샀습니다. 첫 콘텐츠는 엄마와의 일상. 네 명의 자식이 있다면 각자 다른 성향일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부모와 자식의 성향이 비슷하다면 트러블은 줄어들겠죠. 불행히 저와 엄마의 성향은 정반대였습니다.

뭐든 '이겨낼 수 있다' 주의의 스파르타식 마인드의 엄마와 '힘들면 쉬어야지' 마인드의 딸. 아침, 저녁 풀떼기 위주의 식단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한 엄마와 운동은 좋아하는 걸 먹기 위해 하는 거라며 커피와 맥주를 즐기는 딸. 라이프 스타일도 마인드도 너무 달라 그 성향 차이에서 보이는 재미진 요소들이 있었습니다. 그걸 그리기 시작했죠.

하지만 문제가 있었습니다. 극강의 효율주의자였던 저는 4컷 만화를 그릴까 고민했습니다. '인스타 툰으로 시작한 거니까 너무 길면 안 되고, 글도 좀 들어가야 하니까 짧을수록 좋지 않을까?' 그렇게 고민을 하다 '그냥 과감하게 한컷툰 에세이로 가볼까?'라는 결론에 가까워졌습니다. 수채화나 예쁜 그림과 글이 함께 들어간 책은 많지만 한컷툰이랑 글이 같이 들어간 책은 잘 못 본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재미있는 웹툰과 글이 함께 들어간 책은 꽤 있죠. 그래도 '한컷툰'이라는 시그니처가 마음에 들어 한컷툰 에세이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부족한 그림 실력을 몇 컷으로 담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렸고 상징적인 장면을 하나 넣고 부수적인 설명을 글로 하면 안성맞춤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2년이 넘어간 기록
 
 주말모녀책
ⓒ AMIGA 출판사
 
코로나 이전부터 시작한 한컷툰은 띄엄띄엄 그려졌습니다. 에피소드는 그때 그때 핸드폰에 저장해두고 시간이 날 때 그리면서 완성해갔습니다. 가끔씩 블로그나 브런치에 올렸을 때 본인의 엄마와 비슷한 분들이 반응을 해주더라고요. 그 시대를 경험한 60대 엄마를 둔 사람들이 느끼는 공통적인 감정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기록을 하면서 다른 성향에 대한 이해보다는 그 시대를 살고 자식 넷을 키워낸 여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니 더 잘 이해하게 된 것도 있습니다. 엄마를 엄마가 아닌, 60대 여성으로 보니 더 객관화가 되었달까요? 뭐 그렇다고 성향의 갭이 메워지는 건 아닙니다만, 하하.  

그렇게 30꼭지를 넘어갈 무렵, <오마이뉴스>에 연재를 해볼까 해서 한 3회 정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제목이 <엄마와의 대화>였는데 기자님이 한컷툰 에세이를 읽고서는 <주말 모녀>가 더 어울린다는 쪽지를 주셨습니다.

저는 바로 제목을 <주말 모녀>로 바꿨지요. 조카를 보러 평일에는 집을 비우는 엄마가 주말에만 오기 때문에 생기는 에피소드가 꽤 많았거든요.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기자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게 이 책은 50꼭지를 채워 <주말 모녀>라는 제목으로 출간이 되었습니다.

땅따먹기는 먼저 땅을 찜한 사람이 임자입니다. 그래서 한컷툰 에세이를 찜하고 싶습니다. 아직은 부족한 그림 실력이지만 한 컷에 어떤 장면을 담아야 글이 좀 더 생동감있고 재미있게 전달될까를 고민하는 작업은 한컷툰과 기록을 좋아하는 저에게 적합한 작업입니다.

한컷툰 에세이이기 때문에 쉽게 읽히고 짧은 시간에 완독이 가능합니다. 엄마와 사이좋게 지내는 것 같으면서도 할 말은 하고 또 때로는 부악거리기도 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엄마와 너무 다른 성향으로 끌어오르는 감정을 콘텐츠로 분출해보고 싶은 여성분들, 함께 뚱땅거려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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