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변수 많은데…OPEC+ 감산 유지 "이제 6개월마다 회의"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가 국제유가 안정을 위해 증산이 필요하다는 서방의 요구에도 하루 200만 배럴의 감산 방침을 계속 유지하기로 4일(현지시각)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러시아가 5일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에 반발해 원유 감산과 공급 중단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한 상황에서 나왔다. EU는 이날 OPEC+ 회의에 앞서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을 배럴당 60달러(약 8만원)로 하는 것에 합의했다.
블룸버그·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OPEC+는 이날 화상으로 열린 정례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 10월 회의에서 결정한 감산 방침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OPEC+는 앞서 11월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200만 배럴로 감축하고 이를 내년 말까지 유지하는 데 합의했다.
당시 OPEC+가 합의한 감산량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최대 감산 규모로 미국 등 '증산'을 요구하는 서방의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OPEC+의 결정을 두고 '근시안적'이자 러시아에 협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방의 이런 반응에도 OPEC+은 감산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다. OPEC+는 "이번 감산은 순전히 시장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며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조치(10월 감산 결정)는 시장 참여자로서 필요한 결정이었고, 세계 원유 시장 안정에 필요한 올바른 행동이었다고"고 평가했다.
바데르 알물라 쿠웨이트 에너지 장관은 "시장 안정에 도움을 주는 결정"이라며 "세계 경제 성장 둔화와 치솟는 물가, 고(高)금리가 석유 수요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며 말했다.
OPEC+의 차기 정례회의는 2023년 6월경에 열릴 예정이다. OPEC+는 그간 한 달에 한 번꼴로 회의를 열었는데, 이제 1년에 두 차례로 줄인다. 다만 OPEC+ 장관급 감시위원회(JMMC)가 두 달에 한 번씩 열리고, 필요시 회의 소집을 요청하기로 했다.
OPEC+는 "시장을 계속 지켜볼 것이며 펀더멘탈이 악화하면 현재 예정된 차기 정례회의(2023년 6월) 이전에 다시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OPEC+의 정례회의는 일반적으로 주중에 열리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일요일에 열렸다. 회의 개최 방식도 대면에서 화상으로 전환됐다"며 "이는 러시아 원유에 대한 EU의 금수조치를 의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CNN비즈니스는 "OPEC+ 감산 유지 방침에 이어 유럽의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가 월요일(5일)부터 발효되는 만큼 에너지 공급 전망에 추가 불확실성이 주입됐다"며 "앞으로 시장의 변동성은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U와 주요 7개국(G7), 호주는 OPEC+ 정례회의 전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을 배럴당 60달러로 정하기로 합의했다. 5일부터 발효될 이번 조치는 국제 시장에서 유통되는 러시아산 원유 가격을 일정 수준으로 동결해 러시아의 전쟁 자금 조달을 어렵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앞서 가격 상한 배럴당 60달러로는 러시아의 전쟁 자금에 큰 영향을 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배럴당 30달러를 제안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이 배럴당 60달러면 러시아는 연간 약 1000억 달러를 벌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 에너지 시장조사업체인 아거스미디어에 따르면 러시아산 우랄 원유는 현재 배럴당 50달러 이상에서 거래되고 있다.
알렉산드로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서방의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 합의에 대해 "자유 무역의 원칙을 어기는 간섭 행위이자, 공급 부족을 촉발해 세계 에너지 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하며 "우리의 생산량을 줄이더라도 서방이 부과하는 가격 상한의 대상이 되는 석유는 수출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와 협력할 국가에만 석유와 관련 제품을 판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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