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의 편지] 그날의 세 재판

차형석 편집국장 입력 2022. 12. 5.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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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30일.

서울 서초동에서 주목할 만한 소식 세 가지가 전해졌다.

하지만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유서의 필체가 김기설씨 것이라고 결정했고, 재심이 이루어졌다.

강씨는 검사 등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11월30일 대법원이 검찰의 위법 수사로 인한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취지의 판결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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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민간업자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상도 전 의원이 11월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결심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2022년 11월30일. 서울 서초동에서 주목할 만한 소식 세 가지가 전해졌다. 하나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관련 재판이다. 그는 아들 퇴직금 등 명목으로 대장동 민간사업자 측으로부터 50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검찰은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현직 의원의 금품수수 범행으로, 거액의 뇌물을 아들의 성과급으로 교묘하게 수수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불량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곽 전 의원은 최후 변론을 통해 ‘퇴직금과 성과급은 아들이 6년간 병을 얻을 정도로 열심히 근무한 뒤 적법 절차에 따른 의사결정으로 받은 것이고, 검찰은 직접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같은 날, 대법원은 ‘유서 대필 사건’ 관련 원심을 파기했다. 강기훈씨는 ‘1991년 5월’ 분신한 고 김기설씨의 유서를 대신 썼다는 혐의로 기소돼 3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 노태우 정권과 검찰은 ‘다른 사람의 유서를 대신 써주었다’는 말도 안 되는 일을 사실로 밀어붙였다. 당시 위법한 검찰 수사가 있었다는 게 드러났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도 김씨의 필적과 강씨의 필적이 같다는 감정서를 내 ‘억울한 옥살이’에 기여했다. 하지만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유서의 필체가 김기설씨 것이라고 결정했고, 재심이 이루어졌다. 강씨는 2015년 무죄가 확정되었다. 강씨는 검사 등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11월30일 대법원이 검찰의 위법 수사로 인한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취지의 판결을 한 것이다. 국가배상 소멸시효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강씨의 청구를 기각한 2심 판결이 뒤집혔다.

강기훈과 곽상도. 두 사람은 1991년 검찰 조사실에서 마주친 적이 있다. 그때 그 조사실의 검사가 이제는 다른 사건 재판의 피고인이 되어 억울함을 호소하는 처지가 되었다. 당시 ‘피의자 강기훈’은 위법한 수사에 따른 국가배상을 ‘법에 따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31년 만이다.

이날, 쌍용차 노조를 상대로 한 손배 소송 판결도 있었다. 노동자들이 이겼다. 대법원은 “대항하는 과정에서 경찰 장비를 손상시켰더라도 이는 위법한 공무 집행으로 인한 부당한 침해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위로서 정당방위에 해당한다”라고 판단했다. 2009년 8월, 이명박 정부는 ‘법치 확립’을 내세우며 쌍용차 파업을 진압했다. 13년이 지났는데, 또 다른 대통령도 화물연대 등 노동자들의 파업에 ‘법과 원칙’을 내세운다.

차형석 편집국장 ch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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