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브라질에게도 공은 둥글다

문원빈 기자 2022. 12. 5.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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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부상, 골 결정력… 우승 후보 1순위에게도 약점은 있다
- 브라질 스타 플레이어 '네이마르'

"한 경기만 더 보고 싶어요"

안정환 카타르 월드컵 해설위원이 외쳤다. 국민 모두가 염원했던 실낱 같은 희망이 현실로 이뤄졌다. 포르투갈을 2대1로 물리치고 한국은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야말로 기적이었다.

6일 오전 4시 한국은 브라질과 맞대결을 치른다. 브라질은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 피파23 기준 부상 선수를 제외해도 평균 능력치가 무려 85.63이다. 76.72인 한국과 8.92차이다. 84.36인 포르투갈 베스트 11보다도 높다.

브라질은 에이스인 네이마르를 중심으로 마르퀴뇨스, 카세미루, 히샬리송 등 공수에서 완벽한 전력을 구축했다. 많은 축구 전문가들이 "뚜렷한 약점이 없다. 공격에 배치된 선수들은 개인 능력으로 경기를 좌우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개인 기량만 부각됐던 이전과 다르게 팀 워크까지 갖췄다. 한국은 지난 6월 친선경기에서 1대5로 대패하기도 했다. 

- 개인 기량과 팀 워크 모두 완벽하다고 평가되는 브라질

브라질은 조별 리그 3차전에서 1.5군 선수들을 출전시켜 카메룬에게 1대0으로 패배했다. 그렇다고 브라질이 약하다고 말할 수 없다. 포르투갈과 비슷하다. 포르투갈은 한국전에서 브루노 페르난데스, 다닐루 페레이라, 주앙 펠릭스 등 주전 선수들을 기용하지 않았다. 16강을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당시 브라질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조 1위로 16강 진출이 확정된 상태라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제공했다. 한국 입장에선 포르투갈전보다 승리 난도가 훨씬 어렵다. 발목 부상으로 2, 3차전에 출전하지 못한 네이마르도 그라운드에 복귀하는 분위기다. 네이마르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다. 한국 수비수를 혼자서 파괴할 수 있는 드리블 실력을 겸비했다.

브라질 팀 닥터인 호드리고 라즈마르는 "네이마르는 16강전에 출전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래도 100% 컨디션은 아닐 것이다. 선발 출전보다 교체 자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소속팀인 파리생제르맹에서도 네이마르는 부상에서 복귀하면 매번 본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국 입장에선 다행이다. 

- 세르비아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한 네이마르

새로운 약점도 생겼다. 좌측 수비수다. 브라질은 알렉스 산드루와 알렉스 텔레스를 레프트 윙백으로 기용했지만 두 선수 모두 부상을 당했다. 산드루는 스위스전 이후 부상을 당해 16강 출전이 불투명하다. 카메룬전에서 산드루 대신 선발로 나선 텔레스도 후반전 상대와의 경합 이후 고통을 호소했다. 브라질 팀 닥터는 "산드루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는데 완벽한 컨디션을 위해 상대적으로 약한 한국전에서 휴식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을 대신해 다니 알베스가 좌측 수비를 맡을 전망이다. 다니 알베스는 월드 클래스 수비수다. 뛰어난 수비는 물론 빠른 속도를 활용한 공격력까지 겸비했다. 그래도 39세다. 전성기처럼 폭발적인 스피드를 보여주지 못한다. 카메룬전에서도 공격에 적극 가담하다가 뒷공간을 내주는 상황이 허다했다. 나상호, 황희찬이 스피드로 상대하면 충분히 해볼만 하다.

골 결정력도 약점으로 지적됐다. 브라질은 카세미루, 주니오르 비니시우스, 하피냐, 히샬리송 등 골 기회를 창출하는 선수가 많다. 하지만 매번 마무리가 부족했다. 국가대표에선 한없이 작아지지만 스트라이커인 가브리엘 제주스가 무릎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출전 여부가 결정될 지난 4일 건강 검진 결과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김승규 컨디션이 포르투갈전과 비슷하다면 브라질에게 골을 내주지 않을 수 있다.

- 팀 명성에 비해 골 결정력이 낮은 편이다

한국 역시 브라질처럼 부상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손흥민이 안면 골절 부상 여파로 계속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매 경기마다 불편을 호소했고 상대와 적극적으로 경합하지 못했다. 우루과이전에서 종아리 부상을 당한 철벽 수비수 김민재는 마지막 포르투갈전에서 내내 벤치를 지켰다.

상대의 약점을 분석했지만 한국이 승리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브라질을 지휘하는 치치 감독은 "한국 대표팀이 친선 경기 때와는 많이 변했다. 한국전에 어떤 선수를 내보낼지 고민할 것이다"고 밝혔다. 브라질도 전력을 다 할 각오라 새로운 기적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래도 축구공은 둥글다. 2022 LoL 월드챔피언십에서 DRX가 우승할 지 누가 알았는가. 축구에서도 소년만화가 쓰이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벤투호가 포르투갈에 이어 브라질을 상대로도 또 한 번의 드라마를 연출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 피파23 브라질 주요 선수 능력치



네이마르(2018년 92 → 현재 91)



네이마르의 유일한 약점은 '잦은 부상'이다. 슈팅, 스피드, 드리블, 패스, 프리킥 등 전체적인 능력치가 최상급이다. 특히 드리블과 볼 컨트롤 능력은 각각 95, 96이다. 리오넬 메시를 능가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슈팅과 골 결정력도 뛰어나다. 네이마르 플레이 영상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질 정도다.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기회를 창출하고 골을 넣는다.   



매번 고질적인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드리블이 뛰어난 선수의 숙명이다. 1대1 구도에선 정상적으로 네이마르를 막을 수 있는 수비수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부상에서 복귀하면 제 실력을 발휘하는 데까지 시간이 걸렸다. 만약 한국전에 출전한다면 100%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네이마르를 무시할 수 없다. 앞서 언급했듯이 한국 수비수 중 1대1로 네이마르를 상대할 수 있는 선수는 없다. 아무리 부상 여파가 있다고 해도 한국에게 가장 위협적인 무기다. 과감한 태클을 시도하다가 벗겨지거나 위험 지역에서 파울을 범할 수 있으므로 세밀한 조직 수비가 필요하다.



특히 가나, 포르투갈전에서 한국 수비는 속도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핵심 선수들을 순간적으로 놓치거나 전담하지 않다가 골을 허용하는 상황이 빈번했다. 다행히 포르투갈전에서는 가나전보다 조직 수비가 원활하게 이뤄졌다. 벤투 감독이 어떤 수비와 전술로 네이마르를 막아세울지 귀추가 주목된다.



 



카세미루(2018년 87 → 현재 90)



브라질 중원을 책임지는 선수다. 카세미루는 애매한 선수다. 피파23 능력치만 봐도 알 수 있다. 속도가 빠르지 않고 골 결정력이 뛰어나지 않다. 드리블 능력도 최상은 아니다. 그런데도 OVR이 90이다. 스태미나, 수비력, 패스 능력이 여러 단점을 보완하기 때문이다.



다수의 전문가가 커리어와 능력치 대비 과소평가된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가브리엘 제주스는 "카세미루가 EPL에 오기 전에 그의 경력을 찾아본 것인지 잘 모르겠다. 카세미루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던 몇 년간 그를 지켜봤다면 과소평가를 할 수 없다. 챔피언스 리그에서 득점한 골들이 얼마나 많고 중요한지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카세미루의 스태미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제 경기를 봐도 활동량이 상당하다. 상대 선수를 강하게 압박해서 공을 캐치하면 곧바로 역습을 주도한다. 전방 공격수에게 공을 배급하는 롱패스도 위협적이다.



한국은 카세미루가 전방 압박으로 공을 원활하게 배급할 수 없도록 막아야 한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대응해야 한다. 아니면 싸움을 최대한 피하는 방법도 있다. 티아구 실바, 마르퀴뇨스, 카세미루가 지키는 중앙은 너무 단단하다. 측면 공격 위주로 풀어내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티아고 실바(2018년 88 → 현재 86)



피파23 기준 OVR만 보면 마르퀴뇨스가 88로 더 높다. 하지만 게임에선 반영되지 않는 능력치가 있다. 수많은 경험으로 쌓인 노련한 플레이다. 출중한 선수들이 즐비한 브라질에서 38세 나이로 주전 센터백을 차지한 이유다.



그의 별명은 '축구 도사'다. '롤 도사'라 불리는 DRX 베릴과 비슷하다. 두 선수의 공통점은 최상급 피지컬을 보유하진 않았다. 하지만 경기를 읽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판단력이 매우 뛰어나다. 자신의 역할을 확실하게 수행하면서 팀을 진두지휘한다.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그가 왜 이런 별명을 얻었는지 알 수 있는 장면이 많았다. 수비할 때 그는 상대 선수와 치열하게 경합하지 않는다. 애초에 속도가 빠르지 않다. 그런데도 그의 수비벽은 단단하다. 공의 흐름을 읽고 미리 자리를 선점해 차단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패스 속도가 빠르지 않다. 공을 받을 경우 혼자 보유하는 시간이 너무 길다. 이러한 플레이는 티아고 실바의 수비 알고리즘에 고전할 수 있다. 이를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 패스 속도를 한층 끌어올려야 한다. 이강인의 패싱 능력을 다른 선수들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또한 손흥민이 쇄도할 때 다같이 빌드업 해야 한다. 가나전에선 부실했지만 포르투갈전에선 개선됐다. 황희찬이 투입되자 공격력도 날카로워졌다. 적극적인 빌드업, 빠른 패스 플레이가 티아고 실바, 마르퀴뇨스 센터백 라인을 무너뜨릴 열쇠다.



 



[다크호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019년 78 → 현재 86)



네이마르가 부상으로 부재 중인 상황에서 카세미루와 함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낸 선수다. 소속팀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보여주는 기량처럼 그의 돌파 능력은 스위스, 세르비아 수비를 고전하게 만들었다.



스위스전에서 그의 진가가 드러났다. 전매특허인 오른발 아웃프런트 킥으로 히샬리송에게 패스를 건네 상대 수비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이후에도 화려한 드리블로 왼쪽 수비를 파괴하면서 호드리구에게 패스했다. 이 패스는 그대로 카세미루에게 전달되어 스위스의 골문을 흔들었다.



피파23 능력치에서도 가속도와 질주 속도가 95로 정상급이다. 가속도가 붙은 상태에서의 드리블 능력은 네이마르보다 부족하지만 속도는 한 수 위다. 오히려 한국 수비에게 네이마르보다 더 까다로운 존재가 될 수 있다.



다만 슈팅 능력이 떨어진다. 파워가 약하고 스태미나도 낮은 편이다. 심지어 헤딩 능력은 50이다. 비니시우스를 비롯해 브라질 선수들은 대체로 헤딩 능력이 떨어진다. 공중볼 경합에 강한 한국 대표팀은 이를 적극 이용할 필요가 있다.



네이마르와 비니시우스가 함께 출전한다면 네이마르가 레프트 미드필더, 비니시우스가 레프트 윙포워드로 배치될 것이다. 좌측 수비를 맡은 김진수과 김영권의 어깨가 매우 무겁다. 정우영, 김진수, 김영권 트라이앵글 수비로도 막아내기란 쉽지 않다. 체력 손실이 크지만 손흥민과 이강인 등 공격 자원들이 수비에 적극 가담할 필요가 있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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