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세상] 브라질과 K팝

기자 2022. 12. 5.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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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브라질은 축구와 삼바의 나라다. 펠레와 지쿠, 호나우지뉴로 이어지는 브라질 축구스타의 계보는 웬만한 팬들이라면 다 알고 있다. 또 흥겨운 라틴음악과 현란한 엉덩이춤으로 유명한 리우 카니발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세계적인 축제다.

요즘 브라질 젊은이들에게 한국은 K팝, 특히 BTS의 나라로 각인돼 있다. 한류의 세계적인 확산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브라질은 K팝의 성지나 다름없다. 10년 전 마니아층으로부터 시작된 브라질의 K팝 바람은 남미대륙의 한류를 주도해 왔다. 국내 아이돌 그룹의 기획사에서도 브라질 시장에서의 반응은 아이돌 그룹의 성공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 신인 그룹이라면 팬 사인회를 위해 가장 먼저 달려가는 나라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흥이 넘치는 브라질 젊은이들에게 K팝은 일상이 됐다.

각종 자료에 의하면 BTS를 가장 먼저 알아본 나라가 브라질이었다. 2013년 BTS가 데뷔했을 때 가장 먼저 브라질에 팬클럽이 형성됐다. 2014년 상파울루에서 열린 팬 사인회는 2000여장의 티켓이 순식간에 매진됐다. 2019년 브라질 현지 콘서트도 10만장이 넘는 티켓이 한 시간여 만에 동이 났다.

전문가들은 브라질에서 BTS의 성공 요인은 다소 선정적이고 퇴폐적인 라틴음악에 비해 건강하면서도 세련된 춤과 음악에 있다고 분석한다. 브라질에서는 문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이는 BTS 학술 프로젝트도 개최된다.

우리 국가대표 축구선수들이 그런 브라질과 결전을 앞두고 있다. 네이마르가 BTS 음악을 들으면서 결전을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브라질의 BTS 팬들은 어느 편을 응원할까 고민할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이제 우리 축구도 브라질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는 것이다.

오광수 시인·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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