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K드라마 스타는 선망의 대상… 이들 통해 전 세계 패션 사로잡겠다”

최보윤 기자 2022. 12. 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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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타미힐피거의 하그먼 CEO 취임 후 첫 방한해 스타트업 찾아
타미힐피거의 마타인 하그먼 CEO는 “오프라인 매장과 디지털의 장점을 결합하는 피지털(physical+digital) 패션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한섬

“패션의 미래가 궁금하면 한국에서 답을 찾아라.”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CEO(최고경영자)가 한국을 찾아 이런 이야기를 한다면, 언뜻 인사치레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이탈리아산 명품 브랜드와 디자이너들이 즐비한 패션계에 글로벌 위상을 갖는 한국 브랜드는 드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유명 패션 브랜드 ‘타미힐피거’의 마타인 하그먼(48) CEO의 말은 결코 덕담이 아니라 한국을 직접 경험하고 분석한 뒤 내린 결론이라고 했다.

“세계 젊은이들의 패션 흐름을 주도하는 리더(leader)이자, 트렌드를 보여주고 재해석하는 리더(reader)로서 한국의 젊은 층을 주목하고 있어요. 한국을 보면서 앞으로 메타버스와 게임 같은 디지털 공간이 새로운 패션계 ‘놀이터’가 될 것을 확신했어요.”

타미 힐피거의 글로벌 앰버서더인 배우 김수현/타미 힐피거

2020년 글로벌 CEO 자리에 오른 그는 최근 한국을 처음으로 찾았다. 다양한 문화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한국 MZ세대들이 어디서 모이고, 교제하는지 알아보다가 디지털 공간의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것. 그는 “한국 젊은이들은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 공간을 창조하고, 새로운 하위 문화를 만들어나가고 있다”면서 “한국이 흥미롭게 느껴진 것은 바로 이 지점”이라고 했다.

“처음엔 스트리트웨어(길거리에서 흔히 보는 편안한 스타일) 분야에 강한 한국 패션 브랜드와 협업 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여러 사람들과 미팅을 거듭하다 보니 메타버스 같은 가상현실 분야에 진보적이면서 수준 높은 스타트업들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타미힐피거는 디지털 공간을 패션 문화가 새롭게 등장할 대안적 공간으로 보고 있다. 타미힐피거는 2년 전 가상 동물 캐릭터를 활용한 일본 닌텐도사(社)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숲’에 전용 공간을 만든 첫 패션 브랜드. 최근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 내에 ‘타미 플레이’ 게임을 선보이면서 뉴욕의 아티스트들이 디자인한 브루클린 모습과 그래피티 벽돌 등을 내세워 현실과 가상 세계를 잇는 체험을 선사하기도 했다. 하그먼 CEO는 “앞으로는 한국 측 아티스트나 기업과 가상공간에 대해 협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타미 힐피거는 지난 9월 뉴욕 패션위크 무대에서 오프라인 패션쇼를 선보이는 동시에 메타버스 플랫폼인 로블록스에서 온라인으로 패션쇼를 감상할 수 있게 했다. /로블록스

사실 젊은 층의 ‘놀이터’에서 문화적 트렌드의 출발점을 찾는 것은 타미힐피거의 브랜드 정신이다. 브랜드 창시자인 미국 디자이너 타미 힐피거(71)는 1985년 처음으로 자기 이름을 딴 브랜드를 선보이기 앞서, 1971년 미국 뉴욕에 ‘피플스 플레이스(People’s Place)’란 옷가게를 먼저 열었다. 이곳에서 다른 사람이 디자인한 옷이 마음에 들지 않아 직접 옷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매장은 이름 그대로 뉴욕 패션 리더와 예술가들이 모이는 장소가 됐다. 이 명성을 바탕으로 타미 힐피거는 유명 디자이너로 발돋움했다.

“한국 젊은이들은 현재 세계적인 트렌드 리더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K팝·K드라마 스타들은 현재의 Z세대나 앞으로 미래를 주도할 알파 세대(스마트폰이 대중화된 2010년대 이후 태어난 세대)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대를 주도할 한국의 ‘미래 창조자들’을 통해 전 세계 젊은 층의 취향을 사로잡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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