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연패’는 이기는 것? 지는 것?
한국 축구의 월드컵 16강 진출의 감동이 채 가시지 않고 있다. 희박한 확률을 뚫고 이룩한 극적인 결과여서 감동의 크기가 더하다.
우리는 웃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도 많다. 개최국 카타르는 3연패로 체면을 구겼다. 캐나다 역시 3연패로 예선 탈락했다. 지난 대회 한국에 패해 예선탈락했던 독일은 이번엔 일본에 발목이 잡혀 다시 탈락의 결과를 맞이했다.
한편 지난 대회 우승팀인 프랑스가 무난히 조 1위로 예선을 통과함으로써 대회 2연패를 달성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영국팀의 케인은 지난 대회 최다 골을 넣어 ‘골든부트’ 상을 수상했는데 이번에 2연패를 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런데 앞에서도 느꼈겠지만 축구를 비롯, 스포츠 경기에서 ‘연패’란 용어가 헷갈린다. 대부분 연속해 졌을 때 ‘연패’라는 표현을 쓰는데 어떤 때는 반대 경우에도 ‘연패’라고 하니 혼란스럽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연패’가 한글로는 똑같지만 한자가 다른 동음이의어(同音異義語)여서 그렇다. 앞서 카타르나 캐나다의 경우처럼 내리 지는 경우를 나타내는 ‘연패’의 한자는 ‘連敗’다. 프랑스와 케인의 경우처럼 이기거나 우승할 때 쓰는 ‘연패’의 한자는 ‘連霸’다.
이처럼 한글은 같지만 한자가 다르다 보니 한자를 병기하지 않는 이상 한글만으론 ‘연패’가 어떤 것을 뜻하는지 바로 이해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연패’는 연속 우승보다 연속 패배 쪽으로 의미가 더 와 닿는다. 따라서 잇따라 우승하는 경우 ‘연패’보다 가급적 ‘연속 우승’ 등으로 풀어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배상복 기자 sb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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