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꿈을 믿어요”는 옛말…벤처투자자 “수익지표 내놔라”
스타트업·벤처 투자 냉랭
‘의도된 적자’ 사업방식 기피
성장보다 수익에 중점둬
스타트업 생존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A사 사례처럼 벤처 투자자들이 ‘외형성장’보다 에 있어 ‘수익 실현 가능성’을 중시하고 계산기를 두드리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그동안 시장에 돈이 많이 풀렸을 때에는 당장 수익 실현 가능성이 낮더라도 미래 성장에 기댄 투자가 많았지만, 지금은 글로벌 금리인상과 경기 부진 등의 여파로 유동성 한파가 거세지면서 숫자로 증명되는 투자(수익성)를 선호하는 기조로 급선회했다.
4일 매일경제가 스타트업 데이터 전문회사인 더브이씨에 의뢰해 국내 스타트업·벤처 투자 상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달 성사된 국내 스타트업 투자 총액은 6693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최저치를 찍은 9월(3813억원)과 비교해선 10월(5467억원)에 이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올 상반기 2조원대(3월 2조1982억원)를 넘나들던 때와 비교해선 투자액이 3분의 1이 채 되지 않아 여전히 투자 혹한기다. 특히 작년 11월 투자 총액(1조5144억원)과 견줘서도 지난달은 55%나 부족하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들어 투자 심리가 크게 꺽긴 이후로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하우스들이 많아졌다”면서 “소위 쿠팡의 성공 방정식이라고 하는 ‘계획된 적자’가 일시적으로 지금은 통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나마 창업 1~2년차 안팎의 초기 스타트업은 참신한 아이디어만 있으면 시드투자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사업성이 불명확한 경우거나 이미 1~2번 투자를 받았던 곳들은 시기를 정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인지가 주요 투자 잣대로 심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투자 심사역은 “실탄(투자자금)이 넉넉하지 않을 땐 당연히 신중할 수 밖에 없다”면서 “기본적으로 시리즈 B·C 이후 투자 뒷단에 포진한 벤처들은 현재 수익이 나오는지, 그렇지 않다면 향후 언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인지 숫자로 보여주지 못하면 추가 투자를 받기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로 모빌리티 업계 한 스타트업은 추가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작년과 달리 수익성을 중요하게 보는 투자사들의 달라진 기조로 난관을 겪기도 했다.
이 스타트업 임원은 “모빌리티 성장성을 보고 투자에 호의적이었던 투자사들이 올 하반기 들어 점점 숫자로 보여달라는 주문이 많아졌다”면서 “매출이 아무리 잘 나와도 BEP가 맞지 않으면 투자하기 힘들다는 곳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지난 9월 서비스 중단 사태 이후 다시 일부 영업을 재개한 오늘회(운영사 오늘식탁)는 적자 규모를 줄이며 영업이익을 낼 수 있도록 재무구조를 전환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 투자사 고위 관계자는 “현재 매각, 사업 구조조정 등 이슈가 있는 스타트업을 보면 적자 성장을 해온 회사들이 대부분”이라며 “이러한 분위기는 내년에도 쉽게 사그라들기 힘들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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