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 42번가’ 송일국 “무대 두 발로 딛고 서는 의미 10년 만에 깨달았죠”
무명 뮤지컬 배우 ‘페기 소여’의 성장기
스타된 주인공에 격려 건네는 장면서
과거 신인시절 내 모습 떠올라 울컥
세 번째 출연… 죽기살기로 연습 매진
신인 돌아간 듯… 무대설 때 가장 행복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송일국은 “(이 작품의) 시대 배경은 1930년대 브로드웨이지만 사실 우리 배우들 이야기”라며 “연출이 이 장면에서 신인일 때 나를 앞에 두고 얘기하는 느낌으로 해보라고 했다. 25년 전 나(신인 송일국)를 떠올리며 대사를 하니 울컥하면서 눈물이 많이 났다”고 말했다. 송일국은 당초 미대를 지망했다가 배우로 진로를 튼 뒤 상처도 받고 시련을 겪으며 5년 가까이 무명 시절을 지낸 바 있다. 하지만 8년 전 처음 이 작품을 할 때는 뮤지컬에 대해 잘 모르고 실력도 형편 없어서, 2년 전 두 번째 무대엔 눈 수술로 한 달간이나 연습을 못해서 이런 감정은 느낄 새도 없었다는 식으로 설명했다. 그는 “이번엔 칼을 갈고 나왔다. 죽기 살기로 준비했다”며 “배우로서 다시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걸 배우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드라마 ‘주몽’을 통해 최고 스타가 되고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세쌍둥이 아들과 출연해 큰 인기를 끌었던 그가 오디션도 마다하지 않을 만큼 뮤지컬 매력에 푹 빠진 것이다. 송일국은 ‘데뷔 25년 차 배우이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스타로서 오디션을 보는 게 부담이 되지 않냐’는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박정자(80) 선생님도 오디션을 보신다고 하는데 제가 뭐라고… 뮤지컬은 ‘브로드웨이 42번가’ 한 작품밖에 안 해본 신인이라, 세 번째 출연이지만 정말 신인의 자세로 합니다. 처음 리딩할 때 ‘나의 목표는 신인상’이라고 농담할 만큼요.(웃음)”
그는 여러 차례 오디션에서 떨어졌던 사실도 털어 놓으며 당연한 결과라고 했다. 자신을 ‘더디지만 조금씩 좋아지는 배우’라고 소개한 송일국은 “꾸준한 연습과 노력을 통해 뮤지컬 무대에서도 민폐를 끼치지 않는 수준이 된 만큼 조만간 좋은 소식도 들릴 것 같다”고 기대했다. 다른 뮤지컬 작품에도 주연(급)으로 캐스팅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송일국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TV와 영화에 자주 출연했지만 연극과 뮤지컬 같은 극장 무대가 본인에게 더 맞는다고 했다. 연극은 2010년 ‘나는 너다’로 데뷔했다. “예전에 박정자 선배님이 ‘무대에서 배우가 두 발로 디디고 서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하셨는데 그 의미를 이제야 알았어요. 전에는 무대에 서면 붕 떠 있는 느낌이었는데 이젠 가만히 서 있어도, 아무런 동작을 안 해도 편합니다. 이걸 (공연 경력) 10년 만에 알다니 참 더딘 배우죠. 그래도 무대에 설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그는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수없이 많이 본 저희 배우들도 여전히 신나고 늘 새로운 작품”이라며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연말에 잘 어울리는 작품”이라고 추천했다.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내년 1월15일까지.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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