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첫 ‘선수교체 카드’...삼성, 젊은피 수혈 예상

삼성전자 이르면 5일 인사

이재용 회장 [사진 =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5~7일 사장단 인사와 임원 인사, 조직개편을 순차적으로 단행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취임 후 첫 인사이긴 하지만, 지난해 경영진에 큰 폭의 변화가 있었던 만큼 연속성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의 인사 스타일상 1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경영성과를 평가해 경영진을 교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재계의 추측이다.

지난주 후반 시작된 퇴임자 통보에서는 1964년생 이전 임원들이 퇴임자에 다수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신규 부사장급에는 30~40대 젊은 리더들이 발탁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번 인사로 조직이 한층 더 젊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배경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5일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데 이어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삼성은 지난주 후반 퇴임예정자들에 대한 통보에 나섰다. 통상적으로 퇴임예정자 통보 후 곧바로 인사를 발표하곤 했지만, 올해 인사에서는 인사 발표까지 며칠간 유예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주 인사안에 대해 재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삼성전자의 각 사업부에 큰 폭의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의 사업부장이 지난해 선임되면서 경영성과를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에서다.

이에 따라 한종희 부회장(DX부문장)과 경계현 사장(DS부문장)의 ‘대표이사 투톱 체제’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부회장은 현재 DX부문장 뿐 아니라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과 생활가전사업부장을 겸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생활가전사업부장직은 유지하고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은 새로운 인물이 담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 안팎에서는 최용훈 부사장(영상디스플레이 글로벌운영팀장)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스마트폰을 총괄하는 노태문 사장은 MX사업부장직에 유임될 것으로 예상된다.

DS부문에서는 이정배 사장(메모리사업부장)과 박용인 사장(시스템LSI사업부장)이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파운드리사업부는 변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파운드리사업부장에는 남석우 부사장(DS부문 최고안전경영책임자·CSO)의 이름이 언급된다.

이번 인사에서는 부회장 승진자가 등장할지도 관심사로 꼽히고 있다. 우선 ‘오너 일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사장)의 승진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이부진 사장은 2010년 전무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현재까지 사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이서현 사장도 2013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경계현 사장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도 거론된다. 경 사장은 2020년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삼성전기 대표이사를 맡은 뒤 지난해 12월 삼성전자 DS부문장으로 복귀했다.

부사장 중에서는 정해린 무선사업부 지원팀 경영지원그룹장(부사장)의 사장 승진 가능성이 점쳐진다. 정 부사장은 현재 삼성전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는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출신이다. 백수현 부사장(커뮤니케이션팀장)과 김원경 부사장(글로벌대외협력팀장) 역시 사장 승진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영희 부사장(글로벌마케팅센터장)도 삼성 내 첫 여성 사장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삼성이 이번 인사에서 30~40대 젊은 리더 상당수를 부사장급으로 발탁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지난주 퇴직 대상 통보 때 상당수가 1964년 이전 출생자였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전자 조직이 한층 더 젊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부사장·전무 직급을 통합해 부사장 이하 직급 체계를 부사장·상무 2단계로 단순화하고, 30대 상무 4명, 40대 부사장 10명을 포함해 임원 198명을 승진 발령했던 바 있다.

삼성전자는 정기 인사와 조직개편을 마무리한 뒤 이달 중순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어 내년 사업계획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열리는데 통상 12월 회의는 연말 인사 이후 새 경영진과 임원뿐 아니라 해외 법인장까지 모두 귀국해 참석해왔다. 한동안 회의가 화상으로 열렸지만 올해는 대면회의로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