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오른 수비수... 1골2도움으로 네덜란드 8강에 올렸다
4일 카타르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네덜란드와 미국의 2022 월드컵 첫 16강전. 전반 10분 만에 네덜란드의 멤피스 데파이(바르셀로나)가 오른쪽 끝에서 날아온 공을 박스 가운데서 받아 골망 왼쪽 끝에 내리꽂았다.
30여 분이 지난 전반 추가시간 1분, 반복 재생을 보는 듯한 골이 추가됐다. 이번에도 오른쪽 코너에서 날아온 공을 데일리 블린트(아약스)가 박스 가운데서 받아 골망을 갈랐다.
이 두 골을 오른쪽 끝에서 찔러준 선수가 네덜란드 오른쪽 윙백을 맡고 있는 덴절 뒴프리스(인터밀란)다. 측면 수비수지만 빠른 발로 공격에도 적극 가담해 박스 안에서 움직임도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뒴프리스는 이날 후반 36분에는 왼쪽 코너에서 블린트가 패스한 공을, 박스 오른쪽에 있다 재빨리 가운데로 뛰어나오며 골로 연결시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1골 2도움으로 이 경기에서 나온 3골에 모두 관여, 경기 최우수선수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로 선정됐다.
네덜란드 축구 역사상 한 경기에 한 선수가 3골 이상 관여한 것은 요한 크라위프(1974년)와 로프 렌센브링크(1978년)에 이어 세 번째다. 이날 네덜란드는 미국을 3대1로 눌러, 카타르 월드컵 8강 티켓을 따낸 첫 국가가 됐다.
뒴프리스는 1996년 네덜란드령의 섬 아루바 출신 아버지와 수리남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88㎝, 80㎏의 체격에 빠른 스피드가 강점이다. 동료였던 한 선수는 뒴프리스에 대해 “(경기장) 오른쪽을 코끼리처럼 ‘붐, 붐, 붐’ 하며 돌파한다”고 묘사했다. 뒴프리스는 2014년 아루바 대표팀으로 출전했으나, 2016년 네덜란드 국가대표를 택해 U-20, U-21에 출전했다.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 2020 첫 경기였던 우크라이나전과 다음 오스트리아전에서 연속골을 기록했다.
이번 미국과의 16강전에서 라이트백 뒴프리스와 합작골을 만들어낸 레프트백 블린트는 네덜란드 사상 월드컵 최고령 득점 2위(32세 269일)에 올랐다. 2019년 심장 질환으로 심장 제세동기를 삽입한 블린트는 골을 넣은 뒤 현 대표팀 코치인 아버지 다니 블린트에게 달려가 기쁨을 나눴다.
이날 네덜란드 경기는 “루이 판 할표 토털 사커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첫 골은 최후방에서부터 골키퍼 포함 11명이 20차례 패스를 이어가 만들어졌다. 판 할 감독의 ‘실리 축구’가 자국에서는 “지루하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굴하지 않고 앞뒤로 공을 돌리며 틈새를 찾아내 미국의 강한 압박을 풀어낸 것이다. 스포츠 통계 업체 옵타가 데이터를 수집한 1996년 이후로 네덜란드에서 기록한 것 중 가장 많은 패스를 통해 만든 골로 기록됐다. 네덜란드는 오는 10일 오전 4시 아르헨티나와 8강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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