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과대 '유리 천장' 깬 한인 유학생…"한미 의학 교류 가교 될 것"

YTN 2022. 12. 4.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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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학생회 임원들의 회의가 한창입니다.

주로 백인 학생이 대부분인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의과대학.

그런 곳에서 지난 9월, 한국인 학생 송준호 씨가 학생회장으로 선출됐습니다.

미국 시민권자가 아닌 유학생, 더구나 교내 소수계인 한국인인 학생이 학생회장이 된 건 매우 이례적입니다.

[메리 뉴랜드 /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의과대학 학생회 임원 : (소수계로서) 준호가 학생회장에 출마한 것은 꽤 용기가 필요했을 거란 생각이 드는데요. 하지만 지금은 학생회장으로서 그 직무를 완벽하게 해내고 있죠.]

손꼽히는 명문인 하버드대 출신 등 쟁쟁한 후보 일곱 명 가운데 준호 씨는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학생회장에 당선됐는데요.

친구들은 준호 씨의 리더십, 무엇보다 학우들을 위하는 마음이 전해졌다고 평가합니다.

[맥스 로십 /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의과대학 학생 : 준호를 만나본 친구들은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어요. 이 친구야말로 우리 학생들을 제대로 대변하고 권익을 옹호할 인재라고 말이죠.]

[송준호 /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의과대학 학생회장 : 미국 사회에서 제가 한국인으로서 그리고 의과대 학생으로서 생활하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학교에 도움되는 쪽으로 역할을 해보고 싶어서 지원하게 되었고, 제가 그때 선출 선언문에서도 친구들을 도울 수 있고 저 같은 소수 집단뿐만 아니라 모든 학생을 같이 끌어나갈 수 있는 그런 리더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었습니다.]

모든 학생을 아우르며 학생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자 최선을 다하는 준호 씨.

친구들이 협력할 수 있도록 같은 학년 학생끼리 서로 부족한 부분을 가르쳐주는 프로그램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소수계 유학생은 리더십이 부족하거나 소극적이라는 인식이 짙은 분위기 속에 이처럼 솔선수범 나서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송준호/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의과대학 학생회장 : 미국 의과대학에는 대여섯 개의 추천서가 필요하고. 연구 경험도 엄청 많이 필요하고 봉사활동도 엄청 많이 했어야 해서 제가 '뭔가를 알고 의과대학을 가야겠다'하고 준비한 건 아니지만 적극적으로 학생 생활을 시카고대학에서 하다 보니까 이런 기회가 주어진 거 같고.]

준호 씨는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 와 시카고대학에서 학부 공부를 했습니다.

여느 고등학생처럼 고3 시절, 공부는 충분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대학에 들어오니 사정이 달랐습니다.

더욱이 학부 공부가 혹독하기로 유명한 학교라 공부량이 훨씬 많아졌는데요.

시간을 벌기 위해선 잠을 줄이고 공부를 더 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침대에 누워 맘 편히 자본 적이 없을 정도입니다.

[송준호 /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의과대학 학생회장 : 유학을 늦게 오다 보니까 영어로 모든 걸 하는 게 너무 버거웠고 절대 시간을 확보하는 게 너무 중요했기 때문에 좀 과한 얘길 수도 있는데, 비행기를 오래 타다 보니까 잠을 아무리 오래 자려고 해도 오래 못 자겠더라고요. 앉아서 자니까 잠이 오래 안 오더라. 그래서 결론을 내렸던 게 나는 앞으로 1년간은 잠 조절을 위해서 아주 편한 의자를 선배한테 구해서, 의자에서 자야겠다….]

그렇게 힘들게 학부에서 신경과학 전공을 마치고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의과대학에 진학한 준호 씨.

주로 백인 학생들이 많은 이곳에서 안 그래도 적은 수의 소수계 학생들이 자기표현을 충분히 하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됐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그것을 도전과제로 삼아 소수계 유학생으로서 학생회장 포부를 다지게 된 거죠.

[송준호/ 펜실베이니아대학 의과대학 학생회장 : 저뿐만 아니라 다른 소수계 친구들이 학교생활 하면서 어려운 일을 겪거나 이러면 뭔가 분위기 때문에 자기표현을 못 하는 경우가 있을 때 제가 조금 징검다리가 돼서 학교 측에 그 친구의 의견을 대변할 수도 있고/ 그런 역할을 앞으로 계속 꾸준히 하고 싶습니다.]

학생회장이기 전에 한 명의 의대생으로서 자신의 학업에도 열정을 쏟습니다.

준호 씨의 관심 분야는 인공지능, AI.

한국 연구자들과의 공동 연구도 활발히 이어가고 있는데요.

한국의 훌륭한 연구자들이 국제 연구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글로벌 헬스 프로그램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송준호/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의과대학 학생회장 : 지금도 활발히 한국 쪽에 있는 연구자분들하고 같이 협업 연구를 진행 중인데 앞으로도 제가 지금 추진 중인 글로벌 헬스 프로그램이나 연구 과정을 통해서 양국의 아주 뛰어난 연구자끼리의 상호 발전이나 의학 연구(를 통해) 더 많은 환자들이 도움을 받는 그런 결과를 한번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크리스틴 박/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의과대학 교수 : 준호 학생의 문제 접근 방식은 심오하죠. 풍부한 연구 경험을 가진 사람처럼요. 준호 학생이 함께해 준다면 정말 훌륭한 연구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이 생깁니다.]

소수계뿐 아니라 의과대 학생들을 대변하는 학생회장으로서 친구들의 든든한 지지를 받으며 학생과 학교 사이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준호 씨.

더 나아가, 한국 의학계와의 교류에도 앞장서 두 나라 의학의 가교가 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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