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 안태진 감독 "팝콘 먹을 새 없이 손에 땀을 쥐며 보게 될 영화" [인터뷰M]

김경희 2022. 12. 4. 18:4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빼미'로 오래간만에 극장에서 볼만한 매혹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낸 안태진 감독을 만났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왕의 남자'의 조감독 출신인 안태진 감독은 '왕의 남자' 이후 무려 17년 만에 유해진과 함께 다시 사극 세트가 있는 부안을 찾아 같은 세트지만 완전히 다른 이야기로 현장을 변화시켰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올빼미'의 시작은 4년 전부터 였다고 한다. 처음부터 데뷔작으로 사극을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계속해서 미스터리나 스릴러를 기획하고 써왔다는 안태진 감독은 "영화사 대표님이 주맹증에 걸린 주인공이 궁에 들어가 비밀을 목격한다는 이야기를 해보라는 제안을 주셨다. 그때 주맹증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어두운 데서 뭘 본다는 게 대단히 흥미로왔다. 그 이 아이가 머릿속에 그려져서 시작하게 되었다."라며 어떻게 이 영화가 시작되었는지를 이야기했다.

안태진 감독은 "영화에서 본다는 상징이 굉장히 중요하다. 불이 꺼지고 모두가 보지 못하는 걸 본다는 게 중요해서 그걸 잘 표현할 수 있는 상징이 올빼미라 생각했다."라며 '올빼미'를 제목으로 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며 "영화 속에서 '인조'를 가져온 건 제 아이디어였다. 실록의 한 줄 때문이었다."라며 인조와 소현세자를 주맹증 소재에 녹여내게 된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안태진 감독이 본 실록은 "세자는 본국에 돌아온 지 얼마 안 되어 병을 얻었고 병이 난 지 수일 만에 죽었는데, 온몸이 전부 검은빛이었고 이목구비의 일곱 구멍에서는 모두 선혈(鮮血)이 흘러나오므로, 검은 멱목(幎目)으로 그 얼굴 반쪽만 덮어 놓았으나, 곁에 있는 사람도 그 얼굴빛을 분변할 수 없어서 마치 약물(藥物)에 중독되어 죽은 사람과 같았다. - 인조실록 23년 6월 27일" 이 대목이었다.

그는 "어떤 실록보다 가장 많은 의심을 담은 구절이었다. 누구가 실록을 썼을 때 의심을 담아 썼다면 그 뒤에 무슨 이야기가 있을지가 궁금했고, 그 궁금증을 담아서 이야기를 만들었다"라며 '올빼미'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된 건지를 이야기했다.

실제 기록을 근거로 했지만 영화에는 감독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내용이 앞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안태진 감독은 "그래서 팩션이라고 하는데, 실제 역사의 이야기와 상상을 결합한 이야기다. 제 상상력으로 만들긴 했지만 인조가 소현세자와 그의 가족을 죽일 만큼 미워했다는 건 실록을 읽으며 느껴지더라. 그런 맥락을 해치지 않는 게 중요했고. 거기에 상상력을 덧붙여서 만들었다."라며 행여나 이 영화를 보고 역사적 사실을 오해할 관객이 있을까 우려의 이야기를 덧붙였다.

평소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편은 아니었지만 인조와 소현세자의 실록을 본 이후부터 인조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는 안태진 감독은 "조선왕조 실록의 원문을 읽어봤다. 읽다 보니 어떤 부분은 타블로이드같이 왕가의 치부도 보이고, 구술을 자세하게 써서 어떤 부분은 대본처럼 보이기도 해서 흥미로왔다. 그런 디테일들이 재미있어서 공부도 즐거웠다."라며 막상 역사 공부를 해보니 너무 재미있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사실과 상상을 오가며 더욱더 스릴러의 장르에 걸맞게 만들어진 '올빼미'는 미장센 또한 훌륭했다. 안태진 감독은 "이하진 미술감독이나 김태균 촬영 감독이 워낙 베테랑이어서 저는 현장에 가서 선택만 하면 됐다. 불이 꺼진 뒤에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 게 맞는데 불이 꺼진 뒤 달빛만으로 조명을 삼는다는 게 쉽게 만들어지지 않아서 조명감독이 특히 고민이 많았다. 미술감독은 불이 꺼진 때와 켜진 뒤 어 색감까지 고민해서 색감을 정해고 그런 룩이 전체적으로 어우러졌다."라며 미장센이 잘 어우러져 주인공의 심리나 상황을 손쉽게 따라가고 몰입할 수 있게끔 했다는 설명을 했다.

영화에서 가장 관객들에게 충격을 안기는 장면의 시작은 바로 '경수'의 목격 장면일 것이다. 안태진 감독은 "그 장면으로 관객들을 후킹 하고 싶었다. 그런데 영화를 보신 분들이 가장 기억나고 재미있는 장면으로 그 장면을 언급해 주시고 그다음부터 정신없이 봤다고 이야기해 주시더라."라며 촬영 전부터 가장 신경 썼던 장면을 언급했다.

소현세자의 죽음을 '경수'가 목격하는 순간은 이 영화에서 아주 결정적인 장면이다. '경수'의 인생이 그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할수 있을 정도로 영화의 템포도 달라진다. 이 장면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안태진 감독은 "시나리오는 아주 쉽게 썼다. 초고에 쓴게 여러번의 원고 수정을 했음에도 끝까지 유지가 된 장면이다. 다만 촬영을 할때는 정말 고생을 했다. 쉽게 찍을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라. 원하는게 나오기까지 꽤 고생을 했다. 실제로 목격했을때의 끔찍함과 템포, 경수가 청각, 시각, 이후에 후각으로까지 느끼는 순서, 그 과정에서의 충격 과정 등이 조화로와야 하는데 배우들의 연기때문이 아닌 연기 외적으로 조화롭게 하는게 힘들더라. 3회차 반 촬영에 보충촬영까지 해서 만들어 낸 장면"이라며 해당 장면의 비하인드를 밝혔다.

그러며 "너무 기분 좋은 댓글이 있어서 캡처를 해놨다"라며 네티즌의 관람 편을 보여주었다. 그 캡처에는 손도 대지 못한 팝콘 사진이 있었으며 그 아래 "팝콘을 못 먹을 정도로 손에 땀을 쥐며 봤다"라는 글이 쓰여 있었다. 안태진 감독은 "시간 가는 줄 몰랐다거나 긴장하며 봤다는 가장 좋더라"라며 기억에 남는 관람평을 이야기했다.

안태진 감독은 "많은 분들이 봐주시면 좋겠고, 극장에서 보면 좋은 영화라고 소문 내주시면 좋겠다. 빛과 어둠을 다루는 이야기이고, 맹인의 시점을 따르다 보니 시각과 청각이 아주 중요한 영화다. 눈과 귀를 열고 영화를 봐주시면 좋겠다."라며 극장에서의 관람을 독려했다.

사극과 스릴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팩션 영화로 관객들의 입소문 호평을 이끌어내며 2주차에도 박스오피스 및 예매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올빼미'는 현재 극장에서 상영중이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NEW

Copyright © MBC연예.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