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영끌족’ 늘리는 게 대책?

박지애 입력 2022. 12. 4.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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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힘든 세상이다.

대출을 받아야만 집을 살 수 있는 서민들에게는 더더욱.

실제 정부가 부동산 활성화 대책 중 가장 흔히 사용하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상향이 궁극적으로 서민들에게 이득이 될지 미지수다.

서민에게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만 열기보다는 이와 동시에 최저 대출로도 집을 구입할 수 있는 서민이 늘도록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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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힘든 세상이다. 대출을 받아야만 집을 살 수 있는 서민들에게는 더더욱. 가파른 금리인상으로 여기저기서 곡소리가 들린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아파트 거래량 등 각종 주택거래지수는 하반기 들어 잊을 만하면 '역대 최저' 타이틀을 갈아치우기 바쁘다.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도미노 현상들이 줄줄이 나타나고 있다. 깡통전세 등장에 집주인들 고심뿐 아니라 보증보험을 들지 못한 세입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그런데 과연 지금 시장의 모든 구성원들이 다 곡소리만 내고 있는 걸까. 뒤에서 조용히 웃고 있는 이는 없을까.

현 정부뿐만 아니라 역대 정부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될 때마다 각종 규제완화 정책을 쏟아내 왔다. 전체 공급량을 늘리려는 큰 방향성하에 정비사업 절차를 보다 간소화하고, 각종 세제혜택을 주고 대출부담을 완화해주려 한다. 문제는 부동산 시장은 대부분 정부의 대책과 반대로 흘러왔다는 데 있다.

최근 한국은행, 통계청 등에서 발표한 각종 수치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자산과 소득의 불평등 정도는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부동산 시장이든 금융 시장이든 경기가 악화됐을 때 자산가들은 상품들을 싼값에 사들이는 '줍줍'의 기회로 보기도 한다.

부동산 대책은 기본적으로 자산가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실제 정부가 부동산 활성화 대책 중 가장 흔히 사용하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상향이 궁극적으로 서민들에게 이득이 될지 미지수다. 가상의 예로 LTV 50%의 규제완화책을 활용해 월급 300만원을 받는 사람이 4억원짜리 집을 사기 위해 2억원을 대출로 받았다면 원금을 갚는 데만 월급의 절반인 150만원을 11년 이상 꼬박 갚아나가야 한다.

부동산 시장 규제완화책을 내놓지 말라는 건 아니다. 서민에게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만 열기보다는 이와 동시에 최저 대출로도 집을 구입할 수 있는 서민이 늘도록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 물가상승률이 임금상승률에 적정하게 반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정부의 개입, 직장인 세제혜택 강화, 실질적이면서도 구체적인 소상공인 지원대책, 구직관련 재교육 등에도 많은 예산을 투입한다면 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가까워져 있지 않을까.

pja@fnnews.com 박지애 건설부동산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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