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시한 넘긴 예산안, 여야 담판 시작···변수는 이상민 탄핵소추안

유설희·김윤나영·문광호 기자 입력 2022. 12. 4. 18:27 수정 2022. 12. 4.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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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종 국민의힘·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과 예결위 여야 간사들이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2+2 예산안 협의를 하기 위해 회의실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이철규 예결위 간사·성일종 정책위의장,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박정 예결위 간사. 성동훈 기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4일 양당 정책위의장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가 참여하는 ‘2+2 협의체’를 가동해 법정처리시한(지난 2일)을 넘긴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막판 협상을 시작했다. 여야가 오는 9일 정기국회 종료 전까지 예산안을 처리할지 주목된다. 민주당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 발의 여부가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성일종 국민의힘·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 예결특위 여야 간사인 이철규 국민의힘·박정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예산안을 협의했다. 이철규 의원은 “1조1800억원 규모의 정부 예산안 삭감에는 여야가 합의를 이뤘다”면서도 “청년 원가주택 분양사업과 역세권 주택 분양사업 전액 삭감, 그 외 정부 필수적인 검찰·경찰·감사원의 운영비 전액 삭감 또는 대폭 삭감(하자는 민주당) 주장이 있어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성환 의장은 “청와대 이전 과정에서 과도한 예산이나 대통령 시행령 통치를 위한 예산, 여러 가지 권력형 예산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쟁점 예산이 있다”며 “예산 부수 법안에는 민생에 도움되기 보다 3000억원 이상 이익을 내는 법인의 최고세율을 깎아준다든가 주식을 100억원까지 비과세 기준을 높인다든가 3주택 이상 다주택자 종부세 누진세 폐지한다든가 이런 초부자들을 위한 감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초부자들을 위한 감세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여야는 오는 5일까지 이틀간 2+2협의체를 가동해 논의를 이어간다. 이후 여야 원내대표가 오는 6일부터 최종 담판에 나선다.

여야가 오는 9일인 정기국회 종료일 전에 예산안을 처리할지 주목된다. 2014년 국회선진화법(국회법 개정안)이 만들어지면서 예산안 처리가 정기국회 회기를 넘긴 적은 한 차례도 없다. 여야가 ‘윤석열표’ 예산, ‘이재명표’ 예산, 이 장관 거취라는 세 가지 쟁점을 놓고 대립하고 있어 정기국회 내 처리 관행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공식적으로 이 장관 해임건의안과 예산안 처리는 연계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이후 그 결과에 따라 인사 책임을 묻기로 여야가 합의했던 만큼 민주당이 이 장관의 해임건의안 및 탄핵소추안을 처리하는 것은 국정조사 합의 파기이고, 예산안도 타협할 수 없다는 것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국정조사 전에 해임건의안과 탄핵소추안을 처리하면 예산에 영향받을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이) 이걸 들고나오면 파행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예산을 책임져야 하는 국민의힘은 실제 협상에서는 이 장관의 해임건의안과 예산안 처리는 분리 대응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오는 8일·9일 본회의에서 이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예고하더라도 예산안 협상은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집권여당이 이 장관을 지키기 위해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 관행까지 어기게 됐다는 비판도 국민의힘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내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통화에서 “현실적으로는 정부여당이 예산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들고 나온다고 해서 예산안 파행으로 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도 통화에서 “(정기국회 전) 처리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문제는 (예산의) 내용”이라면서도 “(민주당이 요구하는 쟁점 예산을) 감액할 건 감액해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이 장관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경우 국민의힘은 예산안 파행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해임건의의 경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탄핵소추안은 본회의 통과 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이 장관 직무가 정지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해임건의와 탄핵소추 중 어떤 카드를 제시할지 고심 중이다. 당내 강경파 의원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해임 건의에 대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만큼 탄핵소추로 직행하자고 주장한다. 당내에는 탄핵소추가 헌법재판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경우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탄핵소추를 하면 국민의힘이 국정조사를 보이콧하거나 예산안에 비협조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오는 8일 예정된 본회의 이전에 지도부 회의와 의원총회 등을 거쳐 이 장관 최종 문책 방안을 결정하기로 했다. 원내 관계자는 “이 장관에 대한 단계적 문책(해임건의 처리 후 불수용시 탄핵소추 추진) 입장이 아직 바뀐 것은 없다”면서도 “다만 지난 1, 2일 본회의가 열리지 않아 차질이 생긴 점까지 고려해 이번주 중 의원총회에서 현재의 단계적 방안으로 갈지, 바로 탄핵소추안을 발의할지 등에 대해 최종적으로 의견을 수렴하여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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