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남녀 임금격차 26년째 1위라는 부끄러운 현실

한겨레 입력 2022. 12. 4. 18:25 수정 2022. 12. 4.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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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노동자의 남녀 성별 임금격차가 주요 39개국 가운데 가장 크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 결과가 4일 알려졌다.

하지만 같은 직종과 사업장 내에서도 한국의 남녀 임금격차가 주요국 선두권이라는 조사들이 적잖거니와 그런 구조 역시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구조적 차별'을 드러내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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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에서 남녀 임금차별 철폐를 촉구하고 있는 참석자들. <한겨레> 자료사진

우리나라 노동자의 남녀 성별 임금격차가 주요 39개국 가운데 가장 크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 결과가 4일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1996년 가입 이래 이 지표에서 26년째 줄곧 1위를 기록 중이다. 선진국을 자처하는 한국의 부끄러운 현주소다. 우리 사회 전체가 더 적극적으로 개선 노력에 나서야 한다는 경고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한국의 남녀 임금격차는 31.1%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가 정의한 ‘성별 임금격차’는 2021년 연봉을 기준으로 남녀 노동자를 줄 세웠을 때 각각 한가운데 있는 남성과 여성의 연봉을 비교한 것으로, 한국에선 양자의 차이가 31.1%라는 뜻이다. 조사 대상 국가 중 30%를 넘긴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2020년 31.5%에 견주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이번 조사의 평균치인 12.0%의 두배가 넘고, 한때 한국만큼이나 격차가 심각했던 일본(22.1%)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다.

원인은 오래전부터 다각도로 지적돼왔다. 주로 여성의 경력 단절과 뿌리 깊은 연공서열제가 임금격차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지금의 임금체계는 직장에 오래 근무할수록 더 많은 임금을 받게끔 짜여 있다. 그래서 많은 여성이 30대에 임신·출산·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되고 나면 나중에 직장에 복귀해도 남성 동기들을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로 임금 격차가 벌어지게 된다. 개중엔 아예 재취업을 못 하거나 비정규직이 되는 사례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조사가 나오면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저임금, 비정규직 비중이 높은 구조 탓이지 차별은 아니라는 주장도 늘 제기된다. 하지만 같은 직종과 사업장 내에서도 한국의 남녀 임금격차가 주요국 선두권이라는 조사들이 적잖거니와 그런 구조 역시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구조적 차별’을 드러내는 것일 뿐이다.

남녀임금 격차는 성평등 문제일 뿐 아니라 비혼·비출산으로 인한 ‘인구 절벽’과도 깊은 구조적 연관을 갖는다. 격차 해소를 위해 고위직·관리직 여성 할당제가 오래전부터 제안돼왔지만, 아직은 구호에 그치거나 도입한 경우가 소수에 불과하다. 지난 대선에서 주요 후보와 정당들도 이 문제에 관심을 드러냈지만, 선거가 끝나고 나서는 별 진전이 없다. 정부는 ‘성별 근로 공시제’ 도입 같은 사후 대책 위주의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근본적인 접근과는 거리가 멀다. 지금 기조라면 내년에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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