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만료 앞둔 증권사 CEO들, 떨고 있니?

이윤희 2022. 12. 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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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만 미래에셋 회장 유임 유력
정일문 한투 사장 '5연임' 파란불
신한투자는 '조용병 연임'땐 유력
IBK투자 서병기 사장 교체 가능성
국내 10대 증권사 최고경영자(CEO)첫째 줄 왼쪽부터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박정림 KB증권 사장,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 둘째 줄 이은형 하나증권 사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 이영창 신한투자증권 사장, 오익근 대신증권 사장. 연합뉴스

한파가 들이닥친 증권가에도 연말 인사 시즌이 찾아왔다. 주요 증권사들의 절반에 해당하는 6곳의 최고경영자(CEO) 임기가 연말연초에 끝난다. 하반기 들어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등 겹악재로 금융투자업계의 실적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경기침체 극복과 조직 안정을 위해 상당수의 CEO가 그대로 유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2년 간 답보상태이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최근 예상 밖의 중징계를 결정하면서 이와 관련된 회사 CEO들의 거취는 불투명해졌다. 1조6000억원대의 피해를 초래한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사들 중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 CEO들의 임기 연장도 이 기간 결정된다.

◇공매도 규정위반·전산장애 정일문 한투 사장 연임될까=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과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박정림·김성현 KB증권 사장, 이은형 하나증권 사장, 이영창 신한투자증권 사장 등이 이달 또는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작년 말 회장직에 오른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과 이만열 사장의 연임 여부는 내년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미래에셋은 최근 그룹 인사에서 고위 임원 변경 없는 소폭 인사를 마쳤다. 따라서 각자 대표이사를 맡은 최 회장과 이 사장은 내년에도 자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5연임에 도전하는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도 연임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이번 주 중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이달 말까지 임원들과 계약 만료 예정자들의 재계약 여부를 결정한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의 우직한 성향에 비춰볼때 정 사장을 한번 더 신임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다만 기업금융(IB)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는 정 사장마저도 올해 실적 하락을 피할 수 없었던데다, 올해 공매도 규정 위반과 전산 장애 등의 이슈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년간의 임기 만료를 앞둔 업계 최연소 CEO 이은형 하나증권 사장은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1년 연임 여부가 확정된다. 이 사장의 임기 연장 가능성은 비교적 높다고 알려져 있다. 이 사장은 하나금융그룹의 단독 부회장직을 겸직하고 있어 지난 3월 회장에 오른 함영주 회장과 보조를 맞춰나갈 가능성이 크다. 이 사장은 그룹 내 해외 법인과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게다가 하나증권은 올 3분기 영업이익이 15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6% 성장,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연임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신한투자·KB증권은 사모펀드 배상이 관건= 초미의 관심사는 사모펀드 이슈에 연루된 신한투자증권과 KB증권 인사다. 내달 임기가 끝나는 이영창 신한투자증권 대표의 경우는 긍정적인 편이다. 지난 2020년 사모펀드 사태 진화를 위해 선임된 이 대표는 재임 기간 동안 내부통제 시스템 정비와 조직·인력 쇄신을 통한 강한 체질개선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다. 최근 독일 헤리티지 펀드 분쟁 조정이 마무리되면서 2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 사장의 연임 여부는 오는 8일 결정될 차기 그룹 회장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 조용병 회장이 차기 회장으로 낙점되면 이 사장도 연임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로 4년 차인 박정림·김성현 KB증권 사장도 이달 중순 KB금융그룹 인사에서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KB금융지주에서 계열사 대표가 임기를 5년 이상 채운 전례가 없다는 점을 감안해도 김 사장은 올해 기업공개(IPO) 등에서 성과를 인정받아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국내 증권업계 첫 여성 CEO인 박 사장의 경우, 최근 금융위원회가 '라임 사태' 관련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중징계를 내린 이후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이다. 박 사장에 대한 금융위 제재가 아직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지난 2020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문책경고 처분을 받은 상황이고 손 회장에게 예상보다 강한 징계가 내려지면서 최종 징계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금융위에서 최종적으로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 제재를 받으면 금융사 취업이 3~5년 동안 제한되고 이에 따라 연임은 불가능해진다. 만약 징계 수위가 낮아지더라도 KB국민은행 출신인 박 사장은 KB금융그룹 총괄부문장을 겸직하고 있어 그룹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해진다.

1조 원대 피해가 발생한 옵티머스펀드 판매로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문책 경고 통보를 받았지만 임기는 1년 이상 남았다. 3연임으로 5년 차 경영자인 정영채 사장은 올해 3월 추가로 2년을 연장, 임기가 2024년 3월까지다. 증권업계에서 5년 이상(2+2+2) 임기를 보장받은 CEO는 정 사장이 처음이다.

◇최장수 CEO는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 =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과 이석기 교보증권 사장, 최병철 현대차증권 사장 등도 변수가 없는 한, 자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도 올해 3월 4연임에 성공해 임기가 2025년까지 늘어났다. 최 부회장은 2025년까지 15년간 대표이사를 수행하면 증권업계 '최장수 CEO'가 된다.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임기는 2024년 3월까지다. 삼성그룹은 이르면 5일께 사장단부터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의 오익근 사장은 임기가 올해 주총에서 2년 연장되면서 2024년 3월까지 경영한다.

기업은행 자회사인 IBK투자증권은 CEO 교체 가능성이 있다. 서병기 사장의 임기가 지난 3월 말 끝난 데다, 이달에 은행장 교체를 앞두고 있다. 그룹 전체 사장단 인사는 내년 1월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들 CEO와 보조를 맞출 금융투자협회장도 이번에 교체된다. 후보 공모에 △강면욱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사장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가나다 순)이 지원했다. 금투협 후보추천위원회는 이달 중순 후보자 3명을 확정해 22∼23일께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차기 회장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 3년이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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