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비엔날레 즐기는 법

한겨레 2022. 12. 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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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비엔날레가 지난 11월16일 개막했다.

제주도립미술관 산하에는 현대미술관이 있고, 공공수장고도 있다.

도립미술관과 현대미술관이 비엔날레 주제관이기도 해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정리하자면, 다른 지자체와 달리 제주도립미술관과 제주현대미술관은 분리돼 있지 않고, 내년 2월12일까지 한장의 비엔날레 통합권을 구입하면 도립과 현대를 모두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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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말고]

제주비엔날레가 지난 11월16일 개막했다. 제주도립미술관 제공

[서울 말고] 이나연 | 제주도립미술관장

제주비엔날레가 지난 11월16일 개막했다. 제주도립미술관 산하에는 현대미술관이 있고, 공공수장고도 있다. 도립미술관, 현대미술관, 공공수장고라는 세 공간을 도립미술관이 중심이 되어 운영한다. 도립미술관 산하 현대미술관이라고 별도 기재하지 않고 거리상 떨어져 있기 때문에 도립과 현대가 별개 기관인 줄 아는 이들이 많지만, 사실과 다르다. 도립미술관과 현대미술관이 비엔날레 주제관이기도 해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광주비엔날레는 비엔날레 전시장을 별도로 가지고 있고, 부산비엔날레의 거점은 부산현대미술관이다. 부산현대미술관과 부산시립미술관은 분리된 조직이다. 정리하자면, 다른 지자체와 달리 제주도립미술관과 제주현대미술관은 분리돼 있지 않고, 내년 2월12일까지 한장의 비엔날레 통합권을 구입하면 도립과 현대를 모두 관람할 수 있다. 제주비엔날레는 기획전시, 교육프로그램, 작품의 소장과 관리 업무를 하는 미술관 고유업무와 병행하는 행사다. 도립미술관 중심으로 별도의 공간과 인력이 결합해 치른다.

주제관 2곳 외에도, 민간에서 운영하는 미술관옆집 제주, 재단법인 고양부삼성사재단에서 운영하는 삼성혈, 제주문화예술재단에서 운영하는 가파도 아티스트인레지던스, 국제평화재단 산하의 국제평화센터가 위성전시관이다. 운영주체와 성격이 각기 다른 공간들이 제주비엔날레라는 행사를 위해 협업했다.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 자체가 “움직이는 달, 다가서는 땅”으로 자연 안에서의 전 지구적인 공생을 말하고 있다.

이 위성전시관들이 원래 전시를 하는 미술관과는 성격이 다른 공간들이다 보니 오히려 흥미로운 반응들을 끌어낸다. 특히 제주도민이 아닌 경우, 비엔날레가 아니라면 찾아보지 못했을 공간들을 방문하고, 관광이 아니라 미술을 즐기는 공간으로서의 제주의 장소성을 발견하고 있다. 도립미술관에서 시작해 현대미술관까지 차로 이동거리가 45분이고, 현대미술관 인근의 미술관옆집을 지나 중문의 국제평화센터를 간다면 또 30분이 걸린다. 원도심의 삼성혈까지 이동하면 다시 1시간 소요. 배편을 이용해야 하는 가파도를 찾기 위해선 하루로는 부족하니 다음날 오전에 이동하는 편을 추천한다. 반나절이 걸린다. 이동시간, 관람시간, 휴식시간을 고려하면 1박 2일을 각오해야 제주비엔날레를 제대로 볼 수 있다.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섬에서 다시 섬으로 이동하는 가파도 전시장이 염려였는데, 의외로 가파도는 그 불편을 감수할 만큼 좋은 장소였다는 평이다. 위성전시관의 관람객 수가 비엔날레 덕에 평상시와 비교해 많이 늘어나진 않았다고 해도, 제주의 공간들을 미술을 경유해 볼 기회가 제공됐다는 것만으로 의미 있는 일이다. 제주라면 꼭 자연이어야 하느냐는 질문도 있지만, 다른 도시들과 비교해 자연을 내세울 만한 것도 사실이다. 다소 긴 전시장 간의 이동시간은 여행객에겐 제주의 자연을 즐길 기회이기도 하다. 대중교통의 불편함은 여행자라면 감수해야 하는 재미가 될 수도 있다.

사실 전시장 간의 먼 거리는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어려움이 많다. 인력배치도 작품관리도 녹록지 않다. 미술관을 벗어나 제주 전역에서 행사가 열린다는 것은, 제주 전역을 관리해야 한다는 뜻이 된다. 많은 도움과 걱정과 응원이 깃든 전시라는 점을 새기면서, 일단 주제구현에 집중된 미술관 두 곳을 잘 살피고, 위성전시관도 천천히 둘러보길 바란다. 특색 있는 제주의 공간들, 그 공간이 위치한 동네까지 여행한다는 여유로운 마음과 함께하기도 바란다. 전시 기간이 넉넉히 남았다. 도움받은 분들과 관계자를 모신 개막식에는 준비한 150여개의 샌드위치가 금세 동났다. 생각보다도 훨씬 넘치는 도움을 받았다는 뜻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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