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잡혀 못나가” vs “쓸개까진 못내놔”…여야 ‘예산안 2+2 협상’ 신경전

이은지 기자 2022. 12. 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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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YONHAP NO-3391> :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여야 2+2 예산안 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연합뉴스

5일까지 감액 확정 짓고

9일에는 예산안 처리 목표

여야는 법정 시한(2일)을 넘긴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해 4일 한 테이블에 앉아 협의에 들어갔다. 국민의힘이 “(야당에) 발목을 잡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며 협조를 요청하자 더불어민주당은 “간은 몰라도 쓸개는 내어줄 수 없다”고 맞받으며 팽팽한 신경전이 오갔다. 여야는 5일까지 감액안을 확정하고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9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지만, 이견이 커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이날 오후 4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양당 정책위의장과 예결위 간사가 구성한 ‘2+2 협의체’ 회의에 들어갔다. 여야는 비공개 회의에 앞선 공개 발언에서 9일 전까지 논의를 마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으나 각각 대통령실·검찰·경찰·감사원 등 권력기관 예산을 비롯해 청년원가주택 등 ‘윤석열표 예산’, 임대주택·지역화폐 등 ‘이재명표 예산’ 등을 놓고 대치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법정 기한 내 예산을 처리하지 못해 국민께 송구스럽다”면서도 “윤석열 정부는 민생과 약자의 미래에 방점을 둬서 전년도보다 24조 원가량 지출구조조정을 해 알뜰하게 준비했다. 민주당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인 이철규 의원은 “지금까지 1조1800억 원 규모의 정부 예산안 삭감엔 여야가 합의를 이뤘다”면서도 “청년 원가주택 분양 사업과 역세권 주택 분양사업에 대한 야당의 전액 삭감과 함께 검찰·경찰·감사원 운영비의 전액 삭감 또는 대폭 삭감에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런 기관 예산 편성은 전년도 수준과 동일하거나 감액 편성됐음에도 여기에 발목 잡혀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며 “내일까지 ‘2+2’ 협의체에서 감액을 확정 짓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예산안 협상의 남은 쟁점으로 대통령실 예산, 용산공원 개발 예산, 공공분양·임대주택 예산, 청와대 개방 예산, 법무부·행안부 경찰국 등 예산 등을 언급했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예산안과 함께 처리되는 부수법안과 관련 “3000억 원 이상의 이익을 내는 대한민국 초부자들을 위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깎아주거나, 100억 원까지 주식 비과세 기준을 높이거나 3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누진제 폐지 등 ‘초부자 감세’가 예산 부수법안에 붙어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초부자 감세엔 동의하기 어렵기에 철저히 막고, 대신 거기서 생긴 세수로 노인 일자리·청년일자리 예산, 지역화폐 예산, 임대주택 관련 예산, 양곡관리법 관련 쌀작물·타작물 지원 예산 등 빠진 민생 예산을 꼼꼼히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박정 의원은 “이런 몇개 안 되는 쟁점을 논의하면 2023년도 예산안은 8일 또는 9일에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최대한 이견을 좁혀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가 이뤄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간을 내어달라면 내어줄 수도 있으나, 쓸개까지 내어달라면 협의는 있을 수 없다”며 ‘뼈 있는 농담’을 던지자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성 정책위의장은 “박 의원님이 보통이 아니시다”며 받아치기도 했다.

이날 회의를 거쳐 5일까지 감액을 확정짓겠다는 목표지만, 8~9일로 예정된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및 탄핵소추안 제출을 검토하고 있어 예산 합의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민주당이 8∼9일 이전에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낼 텐데, 탄핵소추안이 나온 상태에서 예산이 타협에 이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는데 이를 둔 민주당의 비판도 나왔다. 박 의원은 “정부 여당이 정치적 이유로 예산안 협의를 거부한 적이 없다. (주 원내대표의 발언은) 민생과 경제영역인 내년도 예산안을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오겠다는 상당히 부적절한 발언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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