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닫은 지식인, 권력 남용하는 방역요원… 시민들 "제2 문화대혁명 같다" [글로벌 리포트]

정지우 2022. 12. 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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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적인 언급은 피하지만 제로코로나 반대 시위에는 중국 정부에 대한 전반적인 불만이 담겨 있다.

일부에선 제로코로나를 '제2의 문화대혁명'으로 보기도 한다.

중국 내에서 제로코로나와 정부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이 없다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문혁은 홍위병(紅衛兵)이, 제로코로나는 방역요원을 뜻하는 다바이(大白)가 주축이라는 점이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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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텔레그램 중심으로 목소리 확산
"백지시위는 암담한 中미래에 대한 울분"
11월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우루무치 화재 희생자 추도식에서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저항의 상징으로 '백지 시위'를 펼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공개적인 언급은 피하지만 제로코로나 반대 시위에는 중국 정부에 대한 전반적인 불만이 담겨 있다. 일부에선 제로코로나를 '제2의 문화대혁명'으로 보기도 한다. 중국 당국의 검열을 피해 갈 수 있는 트위터나 텔레그램에는 이러한 분노가 고스란히 게시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달 말 한 네티즌은 인터넷에 제로코로나의 8가지 특징이라는 글을 올려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우선 사회 최저층의 권력이 갑자기 확대됐고 그들의 한 마디가 한 사람의 운명을 넘어 생사까지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비판했다.

그가 말하는 저층은 방역요원이나 경비 직업군을 뜻한다. 제로코로나 시대에 급격하게 상승한 신분을 감당하지 못해 무소불위의 힘을 아무렇게나 남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중국에서 상대적으로 저층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흰색 옷을 입은 방역요원과 경비요원들의 막무가내 행동은 중국 내에서도 골칫거리다.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고 여성 2명의 손발을 묶고 무릎을 꿇린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격리 가정의 문을 부수고 들어가거나 방역 요구에 거부했다며 폭력을 행사하는 사례는 흔하다. 격리 대상자의 반려 동물을 근거 없이 무참히 죽이는 일도 잇따르고 있다. 혹은 감염되지도 않았는데 집단 격리시설인 '팡창'으로 끌고 간다. 네티즌은 "평소 무시를 당하거나 심지어 존재를 느끼지 못하는 집단이 급부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지식인들은 무기력함에 움츠려들고 있다. 이 네티즌은 글에서 "교육 정도가 높으며 스스로 청렴결백하다고 여기는 이들이 어찌할 바를 모르면서 구조를 바라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내에서 제로코로나와 정부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이 없다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곧 '불충성'으로 비칠 수 있고, 더 이상 이전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법은 사라지고 윤리는 후퇴했다. 관련 법이 엄연히 존재하지만 주민자치위원회의 결정으로 아파트 전체가 봉쇄되는 등의 무분별한 봉쇄 상황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아무도 책임은 지지 않는다고 네티즌은 비난했다. 그는 "야만이 만연하기 시작한 것은 통제가 되지 않고, 책임 추궁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글이 주목받은 것은 1966년부터 10년간 벌어졌던 문화대혁명과 상황이 유사하다는 점이다. 문혁의 본질은 권력투쟁이고 제로코로나도 현 정권 공고화 수단이라는 시선이 있다. 또 문혁은 홍위병(紅衛兵)이, 제로코로나는 방역요원을 뜻하는 다바이(大白)가 주축이라는 점이 비슷하다. 지식인의 입을 막고 부자는 탄압하며 창의적 교육은 사라지는 현실이 문혁을 떠올리게 한다고 일부 네티즌들은 이 글에 반응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백지 시위는 중국을 사랑하는 시민의 암담한 미래에 대한 울분"이라며 "이런 식이라면 중국의 청사진은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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