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경 정부 …"운송거부땐 유가·통행료 보조금 1년치 끊겠다"

박인혜 기자(inhyeplove@mk.co.kr), 홍혜진 기자(honghong@mk.co.kr), 권오균 기자(592kwon@mk.co.kr) 2022. 12. 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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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피해 우려 정유·철강업종
업무개시명령 발동 준비 마쳐
尹 "민주노총 파업은 정치파업
운송방해자 끝까지 추적·처벌"
동료 협박 행위엔 현행범 체포
정부, 무관용 원칙 내세워 엄벌
尹, 화물연대 운송거부 대응 장관회의 주재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대응과 관련한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윤 대통령,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 【사진 제공=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관계장관대책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 관련 범법행위에 대해 경찰력 동원을 불사하는 '무관용 원칙'을 다시 한번 내세웠다. 또 시멘트 분야에 내려진 업무개시명령을 정유·철강으로 확대할 준비를 마쳤다고 밝히며 화물연대 추가 압박에도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화물연대를 향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자유를 빼앗고 경제 전체를 화물연대는 지금 볼모로 잡고 있다"면서 "조직적 불법,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상운행을 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폭력, 협박, 위협행위는 "끝까지 추적해서 처벌하겠다"고 말하면서 장관들에게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서 끝까지 추적하고 신속 엄정하게 조치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관계장관대책회의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물론 윤희근 경찰청장까지 함께했다. 윤 대통령이 주재한 이날 관계장관대책회의의 핵심은 화물연대의 불법행위 '엄단'에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회의 종료 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에 나선 추경호 부총리는 "전국 경찰부대·교통·형사·정보 등 가용 경찰력을 최대한 동원하여 24시간 경찰·지자체 합동 대응체계를 구축해 불법행위를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운송 복귀 거부자를 전원 사법처리하고 집단 운송 거부 미참여자와 화주에 대한 폭행·협박 및 손괴의 경우 현행범 체포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예고했다.

사법처리는 물론 추가 행정조치도 이뤄질 것임을 예고했다. 추 부총리는 "엄정한 사법처리뿐 아니라 관련 법령 개정 등을 통해 종사자 자격 취소 조치도 취할 수 있다"면서 "이와 함께 2년 내 재취득 제한, 운송 거부 차주에 대한 유가보조금 지급 1년 제한,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 대상에서도 1년 제외 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울러 정유와 철강 분야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위한 제반 준비가 완료됐다며 상황이 심각해지면 언제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히며 배수진을 쳤다. 윤 대통령은 "정유, 철강 등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업종은 즉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화물 운전자 대체인력의 확보, 군 인력과 장비의 활용 등 대체수단을 신속히 확보해서 산업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유·철강업계의 상황은 실제로 심각하다.

주유소로 기름을 실어 나르는 유조차들이 운행을 멈추면서 일선 주유소에서 기름이 동나는 '기름대란'이 벌어지고 있고, 기름 재고가 다 떨어진 주유소는 지난 2일 60곳에서 이날 오후 2시 기준 88곳으로 늘어났다. 철강업계의 출하 차질 규모 역시 1조306억원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지난 10일간 총파업으로 인한 주요 산업 차질 규모는 3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정부는 군·관용 유조차와 컨테이너 활용과 평상시 금지된 자가용 화물차의 유상운송행위 일시적 허가 확대 적용, 이들에 대한 통행료 면제 등으로 최대한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줄여보겠다는 계획이다. 그래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운송 거부가 장기화될 경우 추가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이번 화물연대 운송 거부와 연계한 철도와 지하철 노조의 파업이 조기에 종료돼 '연대 파업' 고리가 약화됐지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6일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민주노총의 총파업을 직접 거론하며 "이번 총파업은 근로자의 권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 파업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우리 민생과 국민 경제를 볼모로 잡는 것은 조직화되지 못한 약한 근로자의 생존을 더욱 어렵게 하고 미래 세대와 국민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국제노동기구(ILO)가 업무개시명령과 관련해 한국 정부의 의견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노총 등이 지난달 28일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을 앞두고 이번 사태에 긴급히 개입해줄 것을 ILO에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박인혜 기자 / 홍혜진 기자 / 권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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