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규제로 국내 성장 한계"…뚜레쥬르, 본사 美 이전 아이디어도

최재원 기자(himiso4@mk.co.kr) 2022. 12. 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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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갓 구워낸 빵 300여종
美소비자 다양한 입맛 맞춰
객단가도 韓보다 두 배 높아
사업 본무대 미국으로 이동
지난 10월 문을 연 뚜레쥬르 미국 버지니아주 챈틸리점 전경. 【사진 제공=CJ푸드빌】

CJ푸드빌이 미국에 대규모 제빵 공장 건립에 나선 것은 미국에서 최근 빵을 비롯한 K푸드의 인기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한국 베이커리의 빵을 한번 맛본 현지 소비자들의 대량 재구매가 많고 수익성도 한국에 비해 훨씬 높다. 국내와 달리 프랜차이즈 출점 제한이 없어 향후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CJ푸드빌이 미국 내 뚜레쥬르 사업을 키워 중장기적으로 제빵 사업의 본무대를 미국으로 옮기는 것까지 염두에 두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뚜레쥬르 국내 매장 수는 10년째 1300여 개에서 정체돼 있다. 골목상권 보호를 명분으로 한 정부 규제로 인해 대기업 계열 제과점은 2013년부터 동네 빵집 근처 500m 이내에 매장을 열 수 없고, 점포 수 또한 전년 대비 2%를 초과해 늘릴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 시장은 출점 규제가 없다. CJ푸드빌은 2004년 뚜레쥬르로 미국에 처음 진출하며 해외 사업을 개시했다. 초기에는 직영 형태로 발판을 다져오다 2009년부터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로스앤젤레스(LA), 뉴욕, 뉴저지, 매사추세츠 등 21개 주에서 총 8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 명의 가맹점주가 2개 이상 매장을 운영하는 다점포 가맹점 비율이 46%에 달한다. 실제 매장을 운영해본 점주가 사업성을 확인하고 추가로 매장을 출점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사업자 만족도가 높음을 뜻한다.

CJ푸드빌에 따르면 올해 신규로 오픈하거나 가맹계약을 체결한 매장이 50개 이상일 정도로 매장 수 확대 속도가 빠르다. 회사 관계자는 "주로 테이크아웃 형태인 국내 매장과 달리 미국 뚜레쥬르 매장은 베이커리 카페형으로 규모가 훨씬 크고, 점당 매출 역시 국내에 비해 높다"고 말했다.

실제 LA 웨스트코스트 지역에 위치한 '세리토스점'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4월 323㎡(100평) 면적에 약 70석의 대형 매장으로 개점했는데, 이곳의 커피를 포함한 음료 매출은 인근 스타벅스 매출보다 높을 정도로 영업이 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현지 빵집들은 대부분 품목이 다양하지 않다. 이에 비해 뚜레쥬르는 이른 아침부터 300여 종의 갓 구워낸 빵을 내세워 미국 소비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충족시킨 것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2년간 오픈한 신규 매장들의 현지인 고객 비중은 70%를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뚜레쥬르 매장의 객단가도 국내보다 2배가량 높다. 한국에서 2000원대 초반에 판매되는 크림빵이 미국에서는 4000원대 중반에 판매되고 있다. 높은 객단가와 대량 재구매 등 영향으로 뚜레쥬르 미국법인은 2018년 CJ푸드빌 해외법인 가운데 최초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올해까지 5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음식료 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할 때 받는 평가도 미국이 한국보다 훨씬 후한 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식업체의 경우 한국은 보통 주가수익비율(PER)이 8배 수준이지만 미국에선 20배 정도로 평가받는다"고 말했다. 푸드빌 내부에선 본사를 미국으로 옮기자는 아이디어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뚜레쥬르는 현재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몽골 등 동아시아 전역에서 점포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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