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北, 한국드라마 유포한 10대 2명 공개 처형”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한국 드라마, 영화를 유포한 10대 청소년들이 공개 처형됐다고 보도했다.

4일 RFA에 따르면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지난 10월 혜산시에서 3명의 10대 학생이 공개 처형됐다고 밝혔다. 주민 소식통은 “남조선영화와 불순녹화물(포르노)을 시청하고 그것을 유포한 학생 두 명, 계모를 살인한 학생 1명이 처형됐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10대 학생들이 한국영화를 시청하다 한번 단속되면 노동단련대 처벌, 다시 또 적발되면 5년의 노동교화소 처벌과 학생의 부모도 자녀교양 책임을 물어 노동교화소에 수감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국영화와 드라마를 유포하거나 판매하다 단속되면 미성년자라도 사형에 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RFA는 지난 10월 공개 처형된 10대 학생 두 명은 한국 영화, 드라마와 포르노 영상을 친구들에게 유포한 것이 82연합지휘부에 의해 발각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공개처형은 혜산 비행장 등판(활주로)에서 진행되었다”며 “혜산 주민들이 조직적으로 집합된 비행장 등판에서 당국은 10대 학생들을 공개 재판장에 세워놓고 사형판결을 내린 다음 즉시 총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개처형 이후 당국은 앞으로 한국 영화, 드라마를 시청하거나 유포하는 자, 강도행위 등 사회질서를 흐리는 청소년에 대에서는 용서하지 않고 최고 사형에 처하게 된다며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고 언급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도 “당국은 반동사상문화를 척결하기 위한 강도 높은 통제와 단속에도 불구하고 국경을 비롯한 대도시에서 남조선영화를 몰래 시청하다 적발되는 청년들이 근절되지 않자 공개처형 방식으로 공포정치에 나섰다”고 말했다.

북한은 2020년 12월 남측 영상물 유포자를 사형에 처하고 시청자는 최대 징역 15년에 처하는 내용의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하는 등 외부 문물 유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