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진단] 우리가 미처 못 알아본 우리의 장점

입력 2022. 12. 4. 17:15 수정 2022. 12. 5.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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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악재 시달려도
이상하게 대외평가는 좋아
자유·평화·사랑·봉사 등
인본주의 입각한 자본주의
외국인이 그 장점 알아본것

◆ 테마진단 ◆

우리나라는 국내외적으로 비정상적인 일들이 튀어나와 모두들 걱정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세계적 물류대란, 계속되는 인플레 압력, 미·중 갈등, 북핵 도발 등등의 외부적 문제들에 더하여 국내적으로는 정치권의 극한 대립, 야권 인사들의 일탈행위, 화물연대 파업, 이태원 참사 여파, 일부 언론의 편파적 보도 등등으로 뒤숭숭하다.

나라 사정은 이러한데 한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기대는 이상할 정도로 긍정적이다. 앞으로 10년은 한국에 있어 아주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하버드대의 조지프 나이 교수는 향후 10여 년, 세계는 어떤 패권세력에 의해 끌려다니기보다는 국제사회에서 모범적이고 창의적인 국가들을 찾아내 이를 배우고자 하는 분위기가 추동력을 가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그 모범국가 중에 한국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투자의 귀재라고 불리는 짐 로저스 씨도 앞으로 가장 유리한 투자 대상국을 꼽으라면 한국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있다.

무엇 때문일까? 이에 대한 답은 고(故) 이어령 교수의 생명자본주의론에서 찾을 수 있다. 서구 자본주의 국가의 물질자본주의 말고 인간의 본성을 중시하는 '생명자본주의'적 요소가 우리 민족에게 잠재해 있다는 것이다. 바위 틈을 뚫고 나오는 새싹의 생명력, 가끔 물 위로 튀어나와 더 넓은 세상을 찾아보려는 날치의 창의력이 우리 국민의 속성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보이지 않는 장점을 외국인들이 먼저 발견하고 있다는 데에 우리는 스스로 놀라기도 한다.

사례는 많다. 88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이를 기념하여 서울평화상을 제정하였는데 이 상을 받고 이어서 노벨 평화상을 받은 이들이 4명이나 나왔다. 중의학(中醫學)을 뽐내는 중국 의학계가 한의사들이 발굴한 안면성형 기술에 대해 감탄한 나머지 이를 배우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BTS, 블랙핑크를 부러워하여 그들의 성장과정을 연구해 보려는 연예 전문가들의 방한이 이어지고 있다. 기독교 선교사를 가장 많이 파견하는 한국의 교회들을 연구하려는 신학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민간 봉사활동에서 세계 1, 2위를 다투는 로타리 한국지구는 모든 나라들이 닮고 싶어 한다. 한국의 교육열과 교육성과는 세계적인 찬사를 받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존공영의 길을 서로 찾아가고자 하는 동반성장제도는 오직 우리나라에만 있는데 이를 본받아 벤치마킹하려는 나라들이 많다. 세계 음식축제에서는 한국의 K푸드(예: 김치)에 인기가 집중되어 각국의 음식점에서 한식을 추가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한다.

이 사례는 물질자본주의의 차원을 넘어선 것들이다. 인본주의에 입각한 자유, 평화, 사랑, 봉사, 아름다움, 공존, 공영을 위해서 노력하는 한국인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례다. 물질적 자본주의 면에서도 우리는 세계 10위를 기록하고 있으니 놀라운 발전이기는 하나 한국은 생명자본주의에서도 리더 국가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 본다.

국내, 국외적으로 있는 위협과 갈등은 우리를 물론 긴장케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인류사회가 지향하는 보편적 가치를 창달하기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선두에 설 준비를 해야 한다. 19세기 영국은 해군력과 대형 총포를 앞세워 세계 곳곳을 침범하여 대영제국을 건설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대한민국은 인본주의에 입각하여 자유, 평화, 사랑, 봉사, 공존, 공영의 메시지를 걸고 세계의 모범국가로 등장함으로써 힘의 대국이 아닌 생명의 대국이 되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 멋진 그림이 국가 경제의 장기 구상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것이다.

[유장희 대한민국학술원회원·본사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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