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마약 수사와 '꺾지 않는' 마음
◆ 기자24시 ◆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축구 대표팀이 16강행을 만들면서 이 같은 문구가 쓰인 태극기를 들어 올렸다. 이 문구는 올해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서 깜짝 우승한 약체 팀이 첫 경기에서 패배한 후 남긴 소감에서 시작됐다. 이후 월드컵에서도 조명받으며 2022년을 강타한 '한마디'가 됐다. 극복하기 불가능해 보이는 위기에도 포기하지 않는 마음가짐을 의미한다.
마약 청정국 지위를 잃어버린 대한민국 마약 수사에도 '꺾이지 않는 마음'이 중요해졌다. 마약범죄는 이제 더 이상 재벌가 자제나 연예인들의 일탈 수준이 아니다. 골목까지 마약이 파고들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19세 이하 청소년 마약사범은 2011년 41명에서 2021년 450명으로 11배 증가했다. 마약류 압수량도 불과 5년 만에 8배로 늘었다.
누구나 손쉽게 집에서 피자 한 판 값에 마약을 구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가상화폐 때문이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마약 확산을 막는 것은 불가능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럼에도 수사기관은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마약범죄 근절에 진력을 다하고 있다. 대검찰청도 서울중앙지검, 인천·부산·광주지검 등 전국 4대 검찰청에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을 설치하고 마약 수사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되레 마약 수사를 '꺾으려는' 듯한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 스피커들은 마약 수사를 이태원 참사의 배경으로 돌렸다. 심지어 국내 마약 확산세가 심각하지 않다고 말하는 등 왜곡된 현실 인식을 내비치기도 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마약범죄의 수사 공백마저 늘어났다. 그나마 시행령 개정으로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경제범죄 범위에 마약 유통 범죄가 포함됐지만 투약·소지·판매 등이 연결된 구조인 마약범죄 특성상 수사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마약과의 전쟁이 늦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골든타임은 이미 지나버렸을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마약 수사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는' 마음이다. 지금은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마약 문제를 두고 옥신각신할 때가 아니다.
[최예빈 사회부 yb1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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