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월요일] 밤 깊은 푸른 기차

허연 기자(praha@mk.co.kr) 2022. 12. 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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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가 있는 월요일 ◆

여기서부터, - 멀다

칸칸마다 밤이 깊은

푸른 기차를 타고

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년이 걸린다

- 서정춘作 '죽편(竹篇) 1'

짧은 시인데 사연 많은 영화 한 편을 본 듯한 이 느낌은 뭘까?

매력적인 시다. 고향을 향해 달려가는 밤기차 차창에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수많은 사연들이 있다.

누구는 눈물을 삼키며, 또 누구는 들뜬 마음으로 밤기차에 올랐을 것이다.

기차는 이런저런 사연들을 싣고 대꽃이 피는 남녘을 향해 달린다. 기차는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달릴 뿐이다.

[허연 문화선임기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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