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유튜버, 예능의 대안이 되다[스경연예연구소]
요즘 거리를 다니면 웬만한 연예인보다 더욱 많은 환호성을 끌어내는 사람들이 바로 ‘인플루언서’들이다. 웹 콘텐츠를 통해 활약하는 유명인, 이 중에서도 유튜버는 그 콘텐츠의 전문성과 재미로 많은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유튜버들의 활약을 ‘찻잔의 태풍’ 정도로 여겼던 지상파 TV의 시선은 이제 이들의 영향력과 인기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데 다다랐다. 특히 여행 유튜버들의 인기는 ‘먹방’ 유튜버 만큼이나 높다.
‘무한도전’과 ‘놀면 뭐하니?’ 등을 연출한 김태호PD는 올해 자신의 제작사 ‘테오(TEO)’를 차리 첫 번째 프로젝트로 세계여행을 골랐다. 그가 연출하는 프로그램 ‘던져서 세계 속으로, 부루마불 세계여행’은 내년 ENA 방송을 예정하고 있다.
실제 과거 유행했던 부루마불 게임의 규칙대로 주사위를 던지면 그 나라에 직접 가는 형식이다. 김PD는 이 게임의 ‘말’ 역할을 할 인물들로 인기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본명 박재한), 곽튜브(본명 곽준빈), 원지(본명 이원지)를 골랐다.
2019년부터 여행 유튜버로 활동한 빠니보틀은 또 다른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다. 그는 웹툰작가 겸 방송인 기안84 그리고 그의 절친 배우 이시언과 함께 오는 11일 공개되는 MBC 예능 ‘태어난김에 세계일주’ 방송을 앞두고 있다. 이 콘텐츠에서 빠니보틀은 무계획으로 남미로 떠난 두 여행초보를 보좌하는 역할을 한다.
곽튜브 역시 최근 부쩍 올라간 주가를 실감하고 있다. 유튜버 시절 이전부터 축구에 애착을 보였던 그는 MBC의 2022 카타르 월드컵 방송단의 일원으로 카타르를 찾았다. 그는 여행 유튜버의 장점에 맞게 카타르의 문물을 소개하고,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월드컵 대한민국의 경기 관전 브이로그도 업로드 중이다.
‘먹방’ 콘텐츠의 유행으로 각종 먹방 예능에서 히밥, 읿짧은 햇님, 쯔양 등의 유튜버가 활약하던 기세를 이제 여행 유튜버들이 잇고 있다. 실제 인기 여행 유튜버들의 채널은 웬만한 지상파 TV 채널 못지않은 구독자수와 영향력이 담겨있다.
여행 유튜버들이 예능에 적절한 이유는 그들이 이미 한 명의 ‘크리에이터’로서 완성된 모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행 유튜버는 좋은 체력과 호기심 그리고 여행준비를 위한 지식과 경험이 있고, 스스로 촬영과 편집도 가능하다. 지상파 입장에서는 이들의 콘텐츠 제작역량을 고스란히 이식받을 수 있다.
게다가 서로 다른 캐릭터로 팬층도 두텁다. 주로 해외에서 이색체험에 집중하는 빠니보틀, 음식체험에 집중하는 곽튜브 그리고 현지에서 실제로 현지인처럼 사는 모습을 주로 보여주는 원지의 경우처럼 서로 다른 캐릭터를 보는 재미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2020년 코로나19 창궐 이후로 해외여행으로 가는 길이 막혔고, 이들은 그런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여행 영상을 올려 많은 시청자들을 대리만족시켰던 경력이 큰 이유가 됐다. 다시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비교적 마스크에서 자유로운 해외여행을 떠나는 TV 콘텐츠가 늘어난 것도 이들 여행 유튜버에 대한 수요가 커진 이유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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