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글로벌 금융 발빠른 혁신 이끄는 노련한 실무형 CEO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2022. 12. 4. 16: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JB금융지주 김기홍 회장
민관학 두루 섭렵한 강소금융 리더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은 '실무형 최고경영자(CEO)'다. 리스크 관리 전문가에 학계는 물론 민관 경력까지 갖춘 혁신형 리더, 전쟁으로 치면 실전형 장수다. 그룹 전반의 일거수일투족을 줄줄이 꿰고 있고, 실무자가 놓친 숫자까지 잡아낼 정도로 보고서를 정독한다. 다른 금융사 수장들이 비결을 물으면 "아직 작은 회사라서 할 수 있다"고 답하지만, 그만큼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애정을 쏟기에 가능한 일이다.

김 회장은 2019년 3월 취임 때 '작지만 강한 강소 금융그룹'을 만들겠다고 선언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 JB금융지주는 지방금융지주 중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김 회장 취임 후 수익률 최강자로 올라섰다. 다른 지방금융지주가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던 올 3분기에도 JB금융의 누적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8% 증가한 4871억원을 기록했다. 매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다.

김 회장은 올해 초 연임에 성공하며 2025년까지 JB금융을 이끌게 됐다. '김기홍 리더십'이 본격적으로 제 색깔을 내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김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첫 임기에는 사업포트폴리오를 수익성 중심으로 재편해 그룹 체질을 바꾸고 자본력을 높이는 일에 집중했다면, 두 번째 임기에는 질적 성장을 이어 가면서 JB금융만의 색깔을 만들어내는 차별화 전략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JB금융의 '체질 개선'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주요 재무지표가 모두 상승세다. 2018년 마이너스였던 성장률은 김 회장 취임 이후 반전됐고 2020년에는 12.3%를 기록했다.

2018년까지는 지배지분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이 한 자릿수에 머물렀지만 꾸준히 상승해 올해 3분기에는 15.2%를 기록했다. 총자산순이익률(ROA)도 올 3분기 1.14%로, 수익성 수치가 국내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속적인 비용 절감 덕분에 경영 효율성 지표인 영업이익경비율(CIR)은 역대 최저치인 37.6%를 기록했다. 주요 자산건전성 지표도 안정적인 수준이다.

투자자 평가도 좋은 편이다. 배당 성향은 20%를 넘어섰고, 올해는 첫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보통주자본비율은 올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0.95%포인트 개선된 11.43%다. 향후 주주 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기반을 다진 것이다.

김 회장은 최근 경영전략회의에서 "수익 다각화를 위해 비은행 사업을 확장해야 한다. 진정한 강소 금융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해 꼭 필요하다"면서 "그룹 비은행 사업 비중을 확대해 보다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 국내외 인수·합병(M&A) 매물을 두루 살피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시장에도 선제적으로 진출했다. 2016년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PPCBank)을 인수했고, 지방금융지주 최초로 해외에 종합금융 사업을 거느린 그룹사가 됐다. 현재 JB금융은 전북은행, 광주은행, JB우리캐피탈, JB자산운용 등 4개의 국내 계열사와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 미얀마 소액금융회사, 베트남 증권사, 캄보디아 자산운용사(JB PPAM) 등 4개의 해외 손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JB금융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은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이 2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2% 성장했다. 베트남 증권사는 회사채 발행 주관 및 인수 등 투자은행(IB) 업무를 중심으로 비즈니스 기반을 확대 중"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하반기에는 주식 브로커리지와 마진론 사업 개시를 목표로 시스템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민첩한 '속도경영'도 강점이다. 매달 그룹 최고경영진이 참여하는 그룹 경영협의회에서는 외부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영향을 분석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사안에는 바로 의사 결정을 한다. 최근 부동산 관련 대출의 위험성이 높아졌지만 JB금융의 은행 계열사는 선제적인 관리로 리스크를 줄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JB금융 관계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경우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브리지론 취급은 매우 제한적이고, 부동산 PF 보증서 취급 비중은 각각 70%, 76%로 전체 은행권에서 가장 높다"고 말했다.

디지털 혁신 속도도 업권 중 가장 빠르다는 평가다. JB금융은 금융그룹 최초로 지주에 그룹 통합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 허브'를 구축했다. 데이터 허브를 통해 JB금융 계열사들은 고객의 금융 정보와 행동 패턴을 통합적으로 분석해 디지털 전략을 수립한다. 토스, 네이버 파이낸셜 등 플랫폼 기업과도 적극 협업하고 있다.

[명지예 기자]

▷김기홍 회장은…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나 미국 배럿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주리대 경영학 학사, 조지아대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보험개발원 연구조정실장,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충북대 국제경영학과 교수, KB국민은행 수석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JB자산운용 대표를 거쳐 2019년 JB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했다. 올해 초 연임에 성공해 2025년까지 JB금융을 이끌게 됐다. 2020년부터 매경이코노미 '대한민국 100대 CEO'에 3년 연속 선정됐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