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광이자 첨삭·정리의 달인 실적발표 참석해 방향성 설명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2022. 12. 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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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홍 JB금융 회장은 매 분기 실적발표에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그룹의 경영정책과 방향성을 설명하는 것이 신뢰를 높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우리는 대형 금융지주에 비해 자산 규모가 작은 지방금융지주다. 시장과 적극 소통하지 않으면 편견과 선입견 등으로 기업가치가 상당히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는 "미국에서는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주요 금융사 CEO들이 직접 분기별 실적발표에 나와 시장 관계자와 소통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직접 발표에 나서는 것은 시장과의 쌍방향 소통을 통해 JB금융에 대한 목소리를 직접 듣고 경영 활동에 반영함으로써 시장과의 신뢰를 쌓아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메모광이자 정리의 달인이다. 실적발표가 다가오면 각 계열사의 자료를 처음부터 끝까지 낱낱이 '해부'한다. 회사 관계자는 "실적 자료를 전부 다 읽어보고 요약본을 직접 만든다"며 "각 계열사의 살림살이를 모두 꿰고 있다 보니 사소한 오류까지 잡아낼 정도"라고 전했다.

김 회장이 첨삭한 계열사의 실적 자료에는 중간중간 밑줄을 치거나 포스트잇을 붙인 부분이 가득하다. 전부 읽어본 후 자필로 정리해둔 한 장짜리 메모도 있다. 매일 열리는 업무 회의에도 미리 만든 '자필 노트'를 들고 참석한다. 그의 집무실을 방문한 사람들은 모두 놀란다고 한다. 책꽂이에는 장식용이라고 볼 만한 책은 단 한 권도 없고 현안과 계열사별로 분류된 바인더만 있기 때문이다. CEO 책상이라기보다 가장 치열하게 일하는 과장, 차장의 책상 같다는 게 임직원들의 전언이다.

'불도저'라는 별명답게 업무 스타일은 저돌적이지만 부드러운 소통에도 능하다는 평가다. '실무형 리더'라는 평가에 그는 "실무형 리더라는 말은 잘못됐다. 리더라면 당연히 실무를 해야 한다"며 "직원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임원보다 어린 직원과 많이 만나야 회사를 파악할 수 있고 새로운 자극을 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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