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아끼듯이 … 전통 순수 예술에도 지지 이어져야
자기표현 집요함서 비롯
日선 해외판권으로 공연
우린 절반이상이 창작극
한국 문화의 기본적인 핵심은 한국인들의 예술적 재능에 있다. 한국인들은 뛰어난 예술성으로 해외 시장에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나는 그 원동력이 자기 표현의 집요함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인들은 표현하려는 욕망이 강하다. 예를 들어 대학로를 한번 살펴보자. 그 속에는 400개 정도의 극단이 존재한다. 거기에 오르는 작품은 1년에 수천 편에 달한다. 거기에서 뮤지컬만 추려보면 1년에 140편 정도의 신작이 오른다. 그중 절반인 70편은 창작극이다.
세계에서 가장 뮤지컬이 많이 오르는 일본과 비교하면 한국이 얼마나 창작극에 관심이 높은지 알 수 있다. 일본 뮤지컬 극단 '시키(四季)'는 8개 전용 극장에서 1년 동안 약 15개 작품을 3000번 정도 올린다.
하지만 무대에 올리는 작품은 모두 해외에서 판권을 사서 재가공한 라이선스다.
여기에는 자기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한국인의 특성도 반영됐을 것이라고 본다. 한류의 핵심인 영화나 음악을 보면, 국내 시장에서 해외 작품에 과반을 내준 적은 극히 드물다. 한국 영화는 2004년 스크린쿼터제 폐지 이후에도 금융위기가 일어난 2008년 전후를 제외하면 점유율에서 항상 50% 이상을 차지해왔다. 역대 영화 관객 수 상위 20편 중 4편을 제외하면 모두 한국 영화다. 국내 음원 사이트 차트를 50위까지 나열했을 때 외국 가수가 순위권에 든 경우는 한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다. 이렇듯 자국 영화와 음악에 집중하는 탄탄한 관객이 있기에 세계인들을 흥분시키는 창의적이고 수준 높은 작품이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자국 콘텐츠에 대한 일방적 사랑으로 우리 영화는 자신의 스토리로 해외 블록버스터와 맞서며 시장을 지킬 수 있었다.
전통과 순수예술이 앞으로 성장하려면 국내 예술관객의 확고한 지지를 받아야 하며, 그 여부에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최근 들어 뮤지컬 광풍에 눌려 있던 클래식과 전통공연에도 여러 차례 같은 공연을 보는 소위 'N차 관객'이 형성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국립극장 창극 '귀토' 공연에서는 젊은 관객들이 추임새를 넣고 무대와 하나 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평생 한국의 공연장 객석을 지켜본 필자로서는 이런 젊은 관객들의 모습에서 이전과는 또 다른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게 된다.
[박대의 기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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