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세포 빼내 강화한 후 주입 항암백신으로 치료 넘어 예방

강민호 기자(minhokang@mk.co.kr) 2022. 12. 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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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역 넓히는 면역항암제

암은 다양한 조직과 장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질병으로 사회가 고도화·노령화할수록 발생 빈도가 점차 증가한다. 이에 전 세계 항암제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GBI리서치는 2015년 831억달러였던 세계 항암제 시장이 연평균 18.3%씩 성장해 올해는 19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면역항암제 시장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GBI리서치는 같은 기간 169억달러였던 세계 면역항암제 시장이 연평균 23.9%씩 커져 올해 758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현재 면역관문 억제제가 중심인 면역항암제 시장에서 바이오 업계는 차세대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차세대 기술 중 체내 면역세포를 추출해 강화시키거나 유전공학적으로 변형시킨 후 다시 주입해 항암 효과를 내는 '면역세포치료제'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분야다. 김태돈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는 면역세포치료제에 대해 "세포 자체를 외부에서 효능이 좋게끔 증폭시키는 방식"이라며 "유전자까지도 도입하거나 빼는 작업 등을 통해 항암 효능을 나타내게 한다"고 설명했다.

가장 대표적인 면역세포치료제는 CAR-T 치료제다. 환자의 혈액에서 추출한 T세포의 유전자에 CAR 유전자를 결합시켜 암세포를 인지하는 CAR-T세포로 재조합한다. 이 CAR-T세포를 배양한 뒤 환자 혈액에 재주입해 치료를 진행한다. CAR-T 치료제는 특히 난치성 혈액암 환자에게 혁신적인 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다만 비싼 치료비용과 복잡한 과정은 환자들에게 큰 허들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최초의 CAR-T 치료제인 '킴리아(성분명 티사젠렉류셀)'만이 소개됐다.

항암백신도 주목받는 기술이다. 항암백신은 항체들이 암세포에 대한 능동적인 면역반응을 가질 수 있도록 자극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백신이라는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치료뿐만 아니라 예방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MSD의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인 가다실이 항암백신 사례로 잘 알려져 있다.

항체·약물접합체 기술은 항체에 약물을 붙여 암세포만 공략하는 기술이다. 병원체와 같은 특정 항원과 결합해 질병을 치료하는 단백질인 항체는 정상세포를 공격하지 않고 암세포만을 정확하게 찾아가는 특이성을 갖고 있다. 항체·약물접합체 기술은 암세포를 잘 찾지만 효과적인 공격을 하지 못하는 항체의 특성과 암세포는 효과적으로 공격하지만 정상세포도 함께 파괴하는 약물의 특성을 결합해 장점만 취하는 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대호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우리 사람과 세포가 살아가는 방식도 다양하듯이 암세포도 살아가는 방식이 다양하다"며 "지금까지는 한정된 방법으로 암세포가 숙주를 괴롭히는 방식에 대해 정밀한 전략을 짤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하나하나씩 방법을 찾아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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