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마라도나와 묘하게 겹친다, 아르헨 ‘가장’ 메시의 놀라운 활약상

이정호 기자 2022. 12. 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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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코리아



4번째 월드컵 도전에서야 토너먼트(16강 이상)에서 첫 골을 맛봤다. 월드컵에서 부진했다는 평가가 꼬리표처럼 따라 붙었지만, 그가 ‘전설’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아르헨티나 축구 역사상 월드컵 최다골 기록에도 어느새 한 골 차로 다가섰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나선 리오넬 메시의 활약은 아르헨티나의 축구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를 떠올리게 한다.

메시는 4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 선발 출전해 전반전 팀의 첫 유효슈팅을 선제골로 연결시키는 활약으로 팀의 2-1 승리에 앞장섰다. 메시의 득점은 대회 득점 선두로 나서는 3호 골이자 월드컵 통산 9호 골이었다. 메시는 1982년 스페인 월드컵부터 1994년 미국 월드컵까지 출전해 8골을 뽑아낸 마라도나의 기록을 넘어섰다. 메시가 1골을 더 추가하면 이 부문 1위 가브리엘 바티스투타(10골)와 동률이 된다.

메시의 활약상은 아르헨티나의 마지막 월드컵 우승을 이끈 1986년 마라도나와 묘하게 겹친다. 영국 BBC는 메시와 마라도나와 관련해 흥미로운 기록도 전했다. 월드컵 출전 경기에서 공교롭게도 메시와 마라도나가 기회 창출(Chance Created·67회), 결정적 기회 창출(Chance Created+Open Play·48회), 상대 페널티박스에서 볼 터치(Touches In OPP Box·103회) 부문에서 기록이 똑같았다. 공격포인트(골+도움)는 마라도나가 메시 보다 1개 많은 16개지만 드리블 시도(Dribbles Attempted)에서는 메시(194회)가 마라도나(188회) 보다 근소하게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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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해설자인 전 잉글랜드 공격수인 게리 리네커는 1986년 월드컵 8강에서 마라도나와 만난 기억을 떠올리며 “당시 아르헨티나는 마라도나의 마법에 의지했다. 마라도나는 막기 어려웠던 상대일 뿐 아니라 힘든 경기를 견뎌내며 팀을 이끌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메시는 1986년 마라도나를 생각나게 한다”며 “메시가 마라도나를 제외하고는 다른 어떤 선수도 해내지 못한 일을 하려고 한다”고 메시의 활약상에 감탄했다.

전 아르헨티나 수비수 파블로 사발레타도 아르헨티나의 높은 메시 의존도를 걱정하면서도 “메시는 공이 갔을 때 상대팀에 진짜 위협을 주는 유일한 선수”라며 엄지를 들었다. 메시는 호주를 상대로 90%의 패스 성공률로 4번의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었다. 상대 위험 지역(페널티박스)에서도 9번 공을 터치하는 등 기대에 미치지 못한 아르헨티나를 홀로 이끄는 ‘가장’ 역할을 하고 있다. 메시 봉쇄에 실패한 호주의 그레이엄 아널드 감독은 “메시라는 선수를 보유한 아르헨티나는 자랑스러워 해야 하고 행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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