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 못피한 '송도 쇼크'…16억에 산 아파트 9억에 팔았다
아파트값 하락세가 두드러진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를 해당 아파트 역대 최고가에 매수한 중국인이 수억원의 손실을 보고 16개월 만에 집을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송도아트윈푸르지오 전용면적 106.78㎡(39층)가 9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직전 최고가 15억9500만원보다 6억9500만원 하락한 금액이다.
해당 가구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보니 매도자는 30대 초반의 중국인으로 지난해 7월 15억9500만원에 전액 현금으로 이 아파트를 매수했다. 당시 이 아파트 해당 면적의 직전 최고가는 지난해 3월 거래된 12억5000만원(32층)이었는데, 불과 4개월여 만에 3억4500만원이 껑충 뛴 가격으로 최고가를 경신한 것이다. 이 중국인은 올해 4월 보증금 1억원, 월 280만원의 월세 계약을 맺었으나 6개월 만에 7억원가량을손해 보고 집을 매도했다. 이 집은 서울 강남구에 사는 50대가 전액 현금으로 매수했으며, 특수 관계인 등의 증여성 거래가 아닌 정상 거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투기 행위를 적발하기 위해 기획조사를 벌이기로 한 것도 이 중국인이 낮은 가격에 급하게 집을 매도한 이유로 꼽는다.
정부는 지난 10월 부동산 침체에도 외국인 주택 매수비율이 증가하고 있고 외국인 주택거래에서 해외자금 불법반입 정황 등이 포착됨에 따라 기획 조사에 착수해 위법의심행위 567건을 적발했다. 국토부는 법무부, 국세청, 관세청 등과 합동으로 외국인의 투기성 부동산 거래에 대해 자세한 조사를 한다고 밝혔다. 당시 조사에서 적발된 위법의심행위 567건을 국적별로 분석한 결과, 중국인이 314건(55.4%)으로 가장 많았다.
한편 이 아파트는 바다 전망이 가능하며 인천지하철 1호선 센트럴파크역과 지하로 연결된 초역세권 주상복합단지로 분양 당시부터 높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현재 해당 면적 매도 호가는 11억원 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송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집주인이 9억~10억원대에도 매수자만 있으면 매도하려고 내놓은 급매물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집값 하락이 심화하면서 특히 지난해 아파트값 상승률(33.11%)이 높았던 송도의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최고가보다 30~40% 낮은 가격에 속속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송도동 e편한세상송도 전용 84㎡는 지난해 8월 10억7500만원(21층)에 거래됐으나, 올 10월 같은 평형이 6억3000만원(20층)에 거래돼 1년 2개월 만에 4억4500만원이 하락했다. 같은 동 송도SK뷰 전용 84㎡도 지난달 5억6500만원(6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9월 최고가(11억원)의 반 토막 수준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조사 누적 기준 송도가 포함된 인천 연수구의 아파트값은 10.34% 떨어졌다. 하락 폭이 세종(-12.05%), 수원 영통구(-11.70%), 대구 달서구(11.68%), 대구 달성군(-10.39%) 등에 이어 다섯 번째로 크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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