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구속 ‘후폭풍’… 文 “너무 안타깝다” VS 與 “제발 도 넘지 마라”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구속되자, 문재인 전 대통령은 4일 “그는 최고의 북한 전문가인데, 자산을 꺾어버리다니 너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책임을 피하고 싶어서”라고 비꼬았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신뢰가 한 번 무너지면 더욱 힘이 든다”면서 “서 전 실장처럼 오랜 연륜과 경험을 갖춘 신뢰의 자산은 다시 찾기 어렵다. 그런 자산을 꺾어버리다니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고 적었다.

문 전 대통령은 서 전 실장에 관해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의 모든 대북협상에 참여한 최고의 북한 전문가, 전략가, 협상가”라고 평가하며 “한미간에도 최상의 정보협력관계를 구축해, 미국과 긴밀한 공조로 문 정부 초기의 북핵 미사일 위기를 넘고 평화 올림픽과 북미정상회담까지 이끌어 내면서 평화의 대전환을 만들어냈다”고 했다.

이어 “남북 간에도 한미 간에도 최고의 협상전략은 신뢰”라며 “신뢰는 하루아침에 구축되지 않는다. 긴 세월 일관된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일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안보 사안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고, 오랜 세월 국가 안보에 헌신해 온 공직자들의 자부심을 짓밟고 있다”며 “부디 도를 넘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김정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혐의를 받는 서 전 실장에 대해 “증거 인멸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 트위터.

 
이런 문 전 대통령(사진)의 반응에 국민의힘도 경고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문 전 대통령이)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이 무엇인가. 평범한 우리 공무원을 죽음에 이르도록 방치한 것도 모자라 국가가 나서 자료를 조작 은폐해 월북몰이로 규정한 사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에게 요청한다. 제발 도는 넘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