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 발사 뒤 ‘군사 행동’ 중단한 북한…당분간 ‘내부 정비’ 주력하나
김정은, 각종 성과 치하하며 ‘결산’ 행보
연말에도 적극 반응···말폭탄·행동 가능성
북한이 올해 9월 말부터 하루가 멀다하고 일으킨 도발적 군사 행동이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통해 목표했던 군사적 성과가 달성됐다고 보고 내년을 준비하는 숨고르기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 추가 도발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군사적 행동은 지난달 18일 ICBM 1발을 발사한 이후 이달 4일까지 16일 동안 전개되지 않고 있다. 지난 9월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시작으로 각종 한·미·일 군사훈련을 빌미삼아 밤낮을 가리지 않던 도발적 행동이 휴지기에 접어든 것이다.
북한이 도발적 행동을 통해 달성하고자 한 핵무력 강화 목표를 도출해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9월 핵 선제공격을 명시한 핵무력 법제화를 발표하고 지난 10월 전술핵 운용부대 훈련을 공개한 데 이어 지난달 18일 화성-17형 ICBM 발사 성공으로 ‘국가 핵무력 완성’ 선언 5주년의 성과를 이룩했다는 설명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ICBM 발사 현장에서 ‘백두 혈통’ 딸을 처음 공개하고, 김 위원장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ICBM 발사 성공에 울부짖는 듯한 모습이 북한 매체에 나온 것은 핵무력 발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상징적 장면으로 분석된다.
ICBM 발사 이후 김 위원장은 일련의 군사적 행동을 결산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ICBM 발사 공로자들과 지난달 한·미 대규모 공중연합훈련(비질런트 스톰) 대응에 나선 전투기 조종사들을 치하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북한이 ICBM 발사를 계기로 올해 정치군사적 사업을 일단락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간 북한이 도발적 행동의 명분으로 내세운 한·미·일 군사훈련이 가시적으로 전개되지 않고 있는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월 한·미 훈련을 겨냥해 “우리 국가 주변의 군사적 정세가 장기성을 띠고 악화되고 있다”며 “군력 강화의 더없는 좋은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분간 북한은 연말을 맞아 올해 사업 성과를 총화(점검)하고 내년도 계획을 수립하는 등 내부 정비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논의하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이달 하순 개최된다. 최근 북한 매체들은 주민들에게 올해 사회·경제 전반의 목표 달성을 독려하고 있다.
한해 기준 미사일 발사 횟수가 역대 최다인 올해 북한의 공격적 행태를 감안하면 추가 도발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통화에서 “북한은 11월에 미사일 발사 활동을 잘 안하는데 올해는 이례적으로 많았다”며 “통상적인 일정에 따르기보다 한·미 연합훈련이 있으면 적극 반응하는 구조로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한·미·일 언행이 자극적일 경우 이에 대응한 북한의 행동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군사적 소강 국면에서 북한은 김여정 부부장의 두차례 담화를 중심으로 ‘말폭탄’ 공세를 이어왔다. 한·미·일 각국은 김 부부장이 맹비난했던 대북 추가 독자제재를 지난 2일 발표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소강 상태가 오래가진 않을 것 같다”며 “한·미·일 3국의 대북제재 발표에 대한 말폭탄이나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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