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 잡는 92라인, 힘 보태는 96라인…브라질도 무섭지 않다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2. 12. 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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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김진수 등 공수에서 맹활약
팀 하나로 만드는 구심점 역할까지
황희찬·김민재 등도 존재감 남달라
팀 분위기 띄우고 활력 불어넣어
손흥민
한국 축구대표팀에는 4년 마다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 출전할 때마다 중심을 잡아주는 주축 선수들이 있었다. ‘양박’으로 불렸던 박지성·박주영과 ‘쌍용’이라는 애칭으로 주목 받았던 기성용·이청용이 대표적이다.

한국이 16강에 진출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는 선수들이 있다. ‘92라인’과 ‘96라인’이다. 92라인의 대표주자는 주장 손흥민(토트넘)이다. 안면 마스크를 쓰고 투혼을 선보이고 있는 손흥민은 1992년생 동갑내기인 김진수(전북 현대), 이재성(마인츠), 손준호(산둥 타이산), 황의조(올림피아코스), 권경원(감바 오사카)과 함께 팀의 중심을 잡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수비의 핵인 김민재(나폴리)는 96라인의 상징이다.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16강행을 이끈 황희찬(울버햄프턴)과 황인범(올림피아코스), 나상호(FC 서울), 조유민(대전 하나시티즌)도 팀 분위기를 띄우고 에너지를 불어넣는 96라인이다.

황희찬
92라인과 96라인 선수들은 한국이 앞서 치른 조별리그 3경기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선발 또는 교체로 출전했을 때 92라인과 96라인 선수들이 맹활약을 펼치며 한국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16강에 오르는 데 큰 힘을 보탰다.

92라인 선수들은 경기력만 좋은 게 아니다. 2001년생 막내 이강인부터 1989년생 맏형 김태환까지 대표팀 전체가 하나로 똘똘 뭉치게 하는 구심점 역할까지 하고 있다. 각 포지션 최고의 선수가 모인 대표팀에서 협력하는 건 중요하다. 서로를 믿지 않으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손흥민과 김진수는 부상 투혼까지 선보였다. 지난달 초 안와골절 수술을 받은 손흥민은 3주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안면 보호마스크를 쓰고 조별리그 3경기 모두 풀타임 소화했다.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을 다친 김진수는 진통제를 먹고 그라운드에 나서는 등 한국의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96라인 선수들은 아직 20대 중반이지만 파울루 벤투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대표팀의 주축이 됐다. 한국 축구의 미래로 불리는 이 선수들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김민재는 역대 최고의 한국 수비수로 거론되고 황희찬은 손흥민과 함께 한국 공격의 믿을맨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벤투호 황태자인 황인범은 중원에서 공수를 완벽하게 조율하고 있다.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깜짝 선발 출전해 측면을 지배했던 나상호 역시 벤투 감독이 자신이 선택한 이유를 경기력으로 증명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합작했던 만큼 96라인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호흡은 엄청나다. 경기장에서 넣어주는 패스와 움직임 등을 보면 서로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 정도로 완벽한 호흡을 자랑한다.

대표팀에서 막내축에 속하는 만큼 분위기를 띄우고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도 하고 있다. 경기에 나설 때마다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퍼지도록 동료들의 이름을 부르는 김민재는 모두가 인정하는 분위기 메이커다. 리더십까지 갖춘 그는 손흥민에 이어 대표팀을 이끌 차기 주장으로 손꼽히고 있다.

한국 축구팬들은 6일 오전 4시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리는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도 92라인과 96라인 선수들의 활약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물론 이 선수들 외에도 이번 월드컵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린 26명 모두가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다. 92라인이 중심을 잡고 96라인에 힘을 보태는 한국은 브라질을 상대로 8강 진출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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