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회째 매주 이어가고 있는 ‘국쫌만’ “일회성 안 하려 다짐”

김동현 영남본부 기자 입력 2022. 12. 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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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수영 부산 남구 국회의원
“기껏 뽑아줘도 당선되면 얼굴 보기 어렵다는 주민들 지적에 공감”

(시사저널=김동현 영남본부 기자)

"제가 태어난 고향 부산 남구의 목소리를 대변해 지역 주민의 고충 해결에 솔선수범하겠습니다." 말로만 지역 주민 사랑을 외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지역 주민에 대한 사랑을 체화(體化)한 정치인이 출현해 화제다. 국민의힘 박수영 국회의원 이야기다. 초선 의원인 박수영이라는 이름 세 글자가 다소 낯설게 다가올 수도 있다. 행정고시에 합격해 경기도 행정1부지사를 지낸 터라 관가에선 행정가로 잘 알려졌지만, 전국 인지도로 보면 그렇다. 박 의원의 의미 있는 의정활동이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박 의원은 2020년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3주 차부터 고향이자 지역구인 부산 남구에서 '국회의원 좀 만납시다'를 진행하고 있다. 오랜 공직생활 동안 기약 없이 공무원의 민원 처리 결과를 애타게 기다리는 주민들을 봐왔기 때문이다. 11월19일 100회째를 맞는 '국회의원 좀 만납시다'에는 그동안 주민 3000여 명이 박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을 방문해 758건의 민원과 정책을 제기했다. 이날도 박 의원은 부산 남구 대연동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주민들을 만나고 있었다. 취재에 나선 시사저널의 질문에 그는 "약 2년 반 동안 535건을 처리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민원이 200건을 넘는다"고 했다. 그의 말투에는 오랜 공직생활과 지난 2년간 의정 경험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감동을 드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박 의원은 "핵심은 일회성 행사로 하지 않는 것"이라며 "정치와 행정의 목표는 국민 주름살을 펴는 것이다. 지역사회와 머리를 맞대고, 긴 호흡으로 접근해 민원을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11월19일 부산 남구 지역구 사무실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수영 의원실 제공

"정치인은 연극배우, 주민이 원하는 역할 해야"

'국회의원 좀 만납시다'가 갖는 의미는.

"사실 선거 공약으로 매주 주민들과 호흡하고 소통하겠다고 한 게 있었는데, 그게 '국회의원 좀 만납시다'로 구체화됐다. 선거 때 만난 많은 분이 '기껏 뽑아줬더니 당선된 후 얼굴 한 번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래서 저는 그렇게 하지 않으려 다짐했고, 내가 태어난 고향 남구를 위해 매주 주민들하고 소통하기로 결심했다."

이 행사가 최근 100회를 맞았다. 오랜 시간 진행된 만큼 지역민과 상당한 소통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이는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은.

"먼저 24년이 된 민원이 기억에 남는다. 대연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남구 노인복지관이 있다. 어르신들이 많이 다니는데, 이 지역에 지하철 부산 2호선이 생긴 이후 엘리베이터가 없어 계속 엘리베이터를 놔달라는 민원이 들어왔다. 계단이 50개 있는데, 어르신들이 이 계단을 올라오다가 무릎 통증을 호소하셨다. 그런데 저에 앞서 이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여러분 계셨는데, 이 민원을 24년 동안 해결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 근처에는 인도가 너무 좁아 엘리베이터를 놓으면 사람 다닐 길이 없어진다. 저 역시도 똑같은 이유로 포기하려다가 계속 다니면서 고민한 결과 2번 출구에는 환풍구가 2개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이어 기술자를 불러 도면을 확인한 후 민원을 해결했다."

성과가 있는 반면, 질타도 받았을 것 같다.

"쓴소리를 많이 하신다. 정책은 아니지만, 국회의원들 제발 좀 싸우지 마라, 맨날 싸우냐, 월급 받고 맨날 싸움만 하냐 이런 야단도 나왔다."

주말마다 지역 현안을 청취하는 것은 차기 총선을 겨냥한 행보라는 견해도 있다. 내후년 총선 남구에서 출마할 예정인가.

"당연히 출마한다. 제가 초선인데, 한 번만 하고 그만둘 수는 없다. 제가 공약한 사항들이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 많기 때문에 그걸 완수해야 한다. 저는 무엇보다 주민들의 뜻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치인은 연극배우 같은 것이고, 주민들이 어떤 역할을 원하면 그것을 해야 한다. 연극배우가 맨날 대통령 역과 재벌 사장 역만 할 순 없지 않은가."

현재 남구는 올해 10월 기준 인구 26만 명 선이 무너졌다. 10년 만에 약 3만 명 정도 줄어든 셈인데, 21대 총선 당시 2개였던 지역구가 차기 총선에선 하나로 합구될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저는 당연히 합구되리라 본다. 현재 여당과 야당 국회의원이 남구를 갑·을로 나누고 있는 상황인데, 이게 주민들한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구청장과 지역구 국회의원이 동일한 정당 소속으로 원팀이 돼야 업무가 원활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저는 합구되는 게 남구를 위해 더 좋은 일이라고 판단한다."

박수영 의원이 11월19일 '국회의원 쫌 만납시다(국쫌만)' 100회를 맞아 부산 남구에 위치한 지역구 사무실에서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박수영 의원실 제공

"부산엑스포 유치, 가덕도 신공항에 적극 앞장"

주민들을 위해 5월 도시가스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구체적으로 소개하자면.

"사유지임에도 주인을 찾기 어려운 사도가 있을 경우 한 달 정도 공고를 한다. 공고를 했는데도 주인이 안 나타나면 땅을 판다. 그리고 그 위를 다시 덮어버리면 사실 이 소유주는 아무런 불편도 없다. 밑에 가스관이 지나간다는 것 외에 아무 불편도 없다. 저는 이 법이 통과될 걸로 보고 있다. 실제 도입되면 혜택을 받는 가구가 우리 동네만 해도 수백 가구인데, 전국적으로는 수만 가구가 될 것이다. 주민들을 위해 필요한 법안이다."

현재 부산에는 2030엑스포 유치와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부산 지역 국회의원들이 부산의 현안도 적극적으로 챙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당연하다. 저는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대표발의했다. 이어 법안이 통과되도록 여야에 온 힘을 기울였고,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에 합류해서도 가덕도신공항 관련 예산을 확보했다.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등을 제가 추진하면서 속도를 상당히 당겨 놓았다. 엑스포만 해도 윤석열 대통령께서 첫 특사로 저를 유럽으로 보냈다. 그 정도로 엑스포 유치에 제가 앞장서고 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예산결산소위에서 부산엑스포 유치 관련 예산을 지켜냈다는 얘기를 들었다.

"민주당 의원들이 엑스포가 뭐 그리 중요하냐며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바람에 (예산 심의 과정에서) 두 번의 보류와 한 번의 정회를 거듭했다. 보류는 맨 뒤로 돌리는 거다. 이걸 두 번 한 거다. 제가 민주당 의원들과 협상을 시도한 끝에 관련 예산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엄청나게 많은 시간이 걸렸다."

최근 한 시민단체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국민의힘 부산 지역 국회의원 14명을 공수처에 고발했다. 어떤 입장인가.

"제가 대선 때 공약 개발 단장을 맡았기 때문에 책임자다. 산업은행 이전과 가덕도신공항 관련 공약 등 100개가 넘는 공약을 만들어 윤석열 대선후보 캠프에 제공하는 등 부산 공약으로 전달됐다. 그것들이 지금 국정과제로 연결돼 있다. 제가 200여 명으로 구성된 대학 교수단을 공약개발단으로 위촉했다. 그리고 이분들한테 본인 생각에 제일 중요한 공약을 내달라며 용역을 줬다.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부산 지역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부 돈을 냈다. 그런데 그것은 원래 우리가 쓰라고 있는 돈이다. 즉 정책개발비라고 하는 게 국회의원별로 1년에 1000만원 정도 나온다. 그래서 용역을 주게 돼 있고, 저도 용역을 많이 줬다. 전혀 문제가 없어 특별히 대응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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