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의 조별리그 기적 드라마, 48개팀 월드컵에선 볼수 없다

김경호 기자 2022. 12. 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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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2-1로 물리치고 기적처럼 16강 진출에 성공한 대한민국 축구 대표선수들이 붉은악마 응원단 앞에서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쳘치며 팬과 감격을 나누고 있다. 도하| AFP 연합뉴스



한국, 일본이 보여준 것처럼 동시에 열리는 조별리그 마지막 2경기를 통해 16강전 진출팀의 희비가 가려지는 짜릿한 월드컵 드라마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다시 볼 수 없게 됐다. 2026 FIFA 월드컵부터는 참가국이 48개국으로 확대되고 조별리그 방식도 바뀌기 때문이다.

AP 통신은 5일 자정 프랑스와의 16강전을 앞두고 있는 체스와프 미흐니에비치 폴란드 대표팀 감독이 하루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와 관해 밝힌 의견을 전하며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의 변화를 내다봤다. 미흐니에비치 감독은 개인적으로 향후의 변화가 매력적으로 여겨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998 프랑스 월드컵부터 32개국 본선 진출, 4개팀씩 8개그룹 조별리그를 거쳐 각조 2위 안에 오른 16개팀이 녹아웃 토너먼트를 벌이는 현재의 대회방식을 지켜왔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에서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48개국 본선진출, 3개팀씩 16개 그룹 조별리그를 거쳐 각조 2팀씩 32개국이 토너먼트를 시작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이는 2017년 FIFA 평의회에서 결정된 내용이다.

미흐니에비치 감독은 이에 대해 4일 기자회견에서 “난 그런 방식이 때때로 월드컵을 망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더 많은 국가가 더 쉽게 본선에 진출하게 될수록 의미는 떨어지며, 팬들도 매력을 덜 느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특히 조별리그 마지막날 기적같은 드라마가 속출했다. 폴란드는 C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아르헨티나에 0-2로 져 탈락위기에 몰렸지만 같은 시간 사우디 아라비아가 종료 직전 멕시코에 골을 넣고 1-2로 진 덕에 골득실차로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한국은 H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종료 직전 손흥민, 황희찬의 환상적인 플레이로 포르투갈에 2-1 역전승을 거두고 우루과이-가나(2-0 우루과이 승) 전 결과가 끝나기를 초조하게 기다린 끝에 마침내 16강 진출 환호성을 울리는 드라마를 보여주었다. 일본도 강호 스페인에 2-1 승리를 거두고 탈락 위기에서 벗어나 E조 1위가 되는 기적을 연출했다.

32개국이 수준 높은 경기를 치르는 현재의 월드컵에 비해 48개국 체제의 월드컵은 긴장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16개 그룹에서 각조 3팀 중 상위 2팀이 32강전에 오르는 방식에서는 현재와 같은 조별리그 2개 대회 동시개최는 사라지게 된다.

미흐니에비치 감독은 “난 현재의 방식을 더 좋아한다. 본선 진출과 16강 진출이 더 어려운게 팬들을 위해서도 쉽다”며 “이번 대회에 대단한 경기가 많이 나왔는데, (변화를 주면서) 모든 것을 다 바란다면 큰 문제”라고 말했다.

FIFA는 경기수를 늘리되 현재처럼 한 달 안에 일정을 끝낼 계획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FIFA 내부에서 2026 월드컵을 12개조 4개팀으로 치르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그럴 경우 경기수는 더 많아지고, 일정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

48개국 방식에서는 유럽의 예선 통과팀이 현재의 13개에서 16개로 늘어난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는 약 4장씩 티켓을 더 확보해 각각 8과 1/3장, 9와 1/3장씩 갖게 된다. 미흐니에비치 감독은 마지막으로 “축구 또한 비즈니스라는 것을 안다. 48개국이 월드컵에 참가하면 전 세계가 더 많은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점은 잘 안다”고 말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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