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원의 센터서클]'인천→더반→알라이얀' 월드컵 '16강 개근', 그 특별한 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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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일까, 타고난 일복일까.
2002년 한-일월드컵 때는 인천, 2010년 남아공월드컵 땐 더반, 그리고 2022년엔 알라이얀에 있었다.
박지성이 거스 히딩크 감독의 품에 뛰어들고서야 '한국 축구도 월드컵 16강이 가능하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이 '거짓말'처럼 현실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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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행운일까, 타고난 일복일까. 답을 떠나 다들 부러워하는 건 사실인 거 같다. 대한민국 축구 '역사의 현장'을 세 번이나 함께했으니 말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는 인천, 2010년 남아공월드컵 땐 더반, 그리고 2022년엔 알라이얀에 있었다. 한국 축구 세 차례 월드컵 16강 진출의 환희와 눈물을 모두 눈앞에서 지켜봤다. '캡틴' 완장이 홍명보에서 박지성, 손흥민으로 넘어가는 거대한 물줄기에 미약하나마 이름 석 자를 올리는 '감격'을 누렸다. "기자님들도 자랑스러운 순간일 것이다"라는 손흥민의 말처럼.
첫 경험이었던 20년 전 한-일월드컵 땐 '막내 기자'로 현장을 뛰어다녔다. 당시엔 모든 게 꿈만 같았다. 박지성이 거스 히딩크 감독의 품에 뛰어들고서야 '한국 축구도 월드컵 16강이 가능하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12년 전 남아공월드컵을 떠올리면 '파부침주(破釜沈舟)'란 사자성어가 제일 먼저 생각난다. 허정무 감독이 베이스캠프인 루스텐버그에서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던진 출사표다.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가라앉힌다'라는 뜻인데, 나이지리아전에서 살아 돌아가기를 기약하지 않고 필사적으로 싸우겠다는 의미였다. 그리고 허 감독은 그 약속을 지켰다.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이 '거짓말'처럼 현실이 됐다. 더반에서 16강 격전지인 포트엘리자베스로 이동하는 발걸음이 너무나 신났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번 카타르월드컵은 12년 만의 '월드컵 출장'이다. 고백하건대 일정을 짤 때 12월 4일 귀국 스케줄이 바뀔 거란 예상은 못 했다.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 사이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루과이와의 1차전(0대0 무) 후 너무나도 아쉬워하는 태극전사를 보면서, 가나와의 2차전(2대3패) 후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에 '사죄의 눈물'을 쏟아내는 황희찬을 보면서 일말의 기대감이 솟기 시작했다. '16강, 가능할 수도 있겠는데!'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벤치에 없었고, '마스크 투혼'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서 있는 것이 기적이었다. 오른쪽 종아리 근육을 부상한 김민재는 끝내 출전하지 못했고, 황희찬도 여전히 벤치 멤버였다.
경기 시작 5분, 포르투갈에 선제골을 허용하는 순간 희망은 사실상 사라졌다. 그러나 'MZ 세대' 태극전사들의 DNA는 달랐다. 흔들리지도, 주눅들지도 않았다. 전반 27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기막힌 '어시스트'에 힘입은 김영권의 동점골 후에는 묘한 기운이 감돌았다. 결국 후반 인저라타임에 승리의 여신 '니케'는 대한민국의 손을 들어줬다. 손흥민의 '황금 패스'에 이어 교체 투입된 황희찬의 발끝에서 극장골이 터졌다.
2대1, 그때부터는 기다림의 시간이었다. 영겁 같은 8분을 보내며 피가 말랐다. 우루과이와 가나(우루과이 2대0 승·한국 다득점에 앞서 H조 2위) 경기의 휘슬이 울린 후에야 비로소 월드컵 16강과 12년 만에 다시 만났다. 다른 버전으로 준비해놨던 '월드컵 또 눈물, 호날두 도움에도 월드컵 16강 실패'라는 기사는 만세를 부르며 휴지통으로 던져 넣었다.
손흥민은 어린아이처럼 손등으로 눈물을 닦으며 울었다. 모두가 환희에 젖어 뒤엉켰다. 이 광경을 세 번씩이나 현장에서 목도하다니. 진정 '복'받은 축구기자 인생이다.
도하(카타르)=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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