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어른' 칭호 얻은 벤투 감독, 딸도 "대~한민국" 응원 [MD카타르]
[마이데일리 = 도하(카타르) 이현호 기자] 축구 팬들이 파울루 벤투(53, 포르투갈) 감독을 ‘장인어른’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2-1로 꺾었다.
극적인 승리였다. 한국은 포르투갈을 반드시 꺾어야 16강 진출을 기대할 수 있던 상황. 또한 같은 시각 열리는 우루과이-가나 경기에서 우루과이의 승리 혹은 무승부를 기원해야 했다. 한국이 16강에 오르는 경우의 수는 복잡했다.
이걸 해냈다. 한국은 0-1로 끌려가다가 전반 26분에 김영권의 동점골, 후반 추가시간에 황희찬의 역전골이 터지면서 2-1로 승리했다. 우루과이-가나 경기는 우루과이의 2-0 승리로 끝났다. 한국은 2위로 조별리그를 마치며 12년 만에 16강 무대를 밟았다.
한국 대표팀 사령탑 벤투 감독은 이 경기를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가나와의 2차전에서 주심에게 격한 항의를 하다가 퇴장 징계를 받았기 때문이다. FIFA 규정상 감독도 퇴장을 당하면 다음 1경기에 결장한다. 따라서 벤투 감독 대신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가 벤치에서 선수들을 지휘했다.
이날 벤투 감독이 관중석에서 한 여성과 밝게 인사하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포착됐다. 벤투 감독은 한국 대표팀의 유니폼을 착용한 이 여성과 주먹을 맞대며 담소를 나눴다. 좀처럼 웃는 모습을 보기 힘든 벤투 감독이지만 이 순간만큼은 인자한 표정을 지었다.
벤투 감독의 웃음은 ‘아빠 미소’였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벤투 감독은 슬하에 딸 2명이 있다. 중계화면에 잡힌 여성분은 벤투 감독의 둘째 딸”이라고 설명했다. 훈련장과 경기장에서는 누구보다 근엄한 벤투 ‘감독’. 가족 앞에서는 그저 ‘딸바보’ 아빠였다.
상대팀이 포르투갈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벤투 감독과 그의 가족들은 모두 포르투갈 국적이다. 그럼에도 벤투 감독의 딸은 자신의 조국인 포르투갈 유니폼을 입지 않았다. 아버지가 열일 중인 대한민국 대표팀의 붉은 유니폼을 입은 채 한국의 16강 진출을 응원했다. 벤투 감독이 ‘벤버지’에서 ‘장인어른’으로 불리기 시작한 이유다.
벤투호의 16강전 상대는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이다. 한국과 브라질은 오는 5일 오후 10시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16강전을 치른다. 유독 이변이 자주 벌어지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또 어떤 이변이 발생할지 모른다. 한국이 브라질을 꺾는다면 일본-크로아티아 승자와 8강에서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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