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컵없는 브라…저 속옷의 용도는?
한국을 ‘카타르 월드컵’ 16강에 올려놓은 결승골 직후, 황희찬의 세리머니 도중 드러난 브라톱 모양의 속옷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황희찬은 지난 3일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최종 3차전 후반 추가시간에 결승골을 터뜨린 뒤 유니폼 상의를 벗고 관중석을 향해 달려가 세레머니를 했다. 이로 인해 옐로 카드를 받았지만, 이때 황희찬이 입고 있던 속옷인 브라톱 모양의 검은 옷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황희찬 안에 입고 있는 게 뭔가’ 등의 질문이 이어졌다.
황희찬이 착용한 옷은 명칭상 브라가 아니라 조끼다. 재질은 나일론이다. 이는 전자 성능 추적 시스템(EPTS·Electronic performance and tracking systems)라고 불리는 웨어러블 기기다.
EPTS에는 위치 추적 장치(GPS) 수신기 뿐만 아니라 자이로스코프(회전 운동 측정 센서), 가속도 센서, 심박 센서 등 각종 장비와 센서가 탑재되어 있다. 감독과 코치진은 이를 통해 400여 가지에 이르는 선수들의 활동량, 최고 속도, 히트맵 등을 확인할 수 있고, 그 정보를 훈련과 전술에 활용한다. 경기력 향상뿐만 아니라 피로로 인한 부상이나 심장 이상으로부터 선수를 보호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워치’와 애플 ‘애플워치’에도 적용된 센서들이다.
GPS 수신기는 선수들의 활동량과 범위를 실시간으로 측정한다. 이 수신기는 자동차 리모콘키 모양을 하고 있어 부착된 웨어러블 장비를 착용하면 등이 불룩하게 튀어나온다.
EPTS는 축구뿐 아니라 다른 스포츠에서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선수 컨디션을 개인의 감각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명확하게 수치·계량화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하기 때문이다.
EPTS는 스포츠테크 시장에서 가장 각광 받는 분야로도 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 자료를 보면 지난해 82억 달러(10조 6764억원)인 EPTS 시장은 5년 뒤인 2026년 165억 달러(21조 483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한국 축구 대표팀이 훈련 과정에서 처음 EPTS를 도입했다. 결국 이 옷은 황희찬만의 패션이 아니라, 선수들의 안전과 능력 향상을 위한 도구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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