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佛★군단 일깨운 첫클럽 유니폼의 추억(Feat.조규성X황인범)
"당신의 처음은 어디입니까."
프랑스축구대표팀이 폴란드와의 16강전을 앞두고 월드컵 스타들의 '초심'을 떠올리는 의미 있는 영상을 찍어올렸다.
'디펜딩챔피언' 프랑스는 5일 자정 폴란드와 2연패를 향한 첫 관문, 8강행 단판승부를 펼친다. 지면 탈락인 토너먼트 승부를 앞두고 이들이 선보인 영상의 메시지는 의미심장했다.
전세계 축구판을 호령하는 슈퍼스타, 킬리언 음바페, 올리비에 지루, 앙투안 그리즈만이 축구를 시작했던 첫날, 첫 클럽, 첫 유니폼을 꺼내들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적료 수천억원을 호가하는 세계 최고의 월드클래스 선수가 되기 전, 가슴 속에 월드컵의 간절한 꿈을 품은 축구소년의 오래 전 기억을 떠올렸다.
파리 인근 작은 마을 AS봉디 출신에서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성장한 음바페와 살리바는 초록색 유니폼을 들고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베테랑 스트라이커' 지루는 프로주OFC의 로고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애정을 표했다.
'손흥민 동료' 프랑스 니스 출신 베테랑 골키퍼 휴고 요리스는 "환경은 달라졌지만 어린 시절이나 월드컵 무대에서나 이기고자 하는 마음은 변치 않았다"면서 "시미에스의 어린 시절엔 내가 카타르 도하에서 네 번째 월드컵에 뛰게 될 줄은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미소지었다. 요리스는 자신이 7세 때이던 1993~1997년 뛰었던 첫 클럽 FC시미에스의 유니폼 위에 이렇게 썼다. '모든 것이 시작된 곳. 모든 것에 감사드립니다.'
세상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가나전에서 대한민국 선수 최초로 '월드컵 한 경기 멀티골' 기록을 세운 '1998년생 만찢남' 조규성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저도 솔직히 별 것 없는 선수인데 월드컵이라는 세계적인 무대에서 골도 넣게 됐다. 끝까지 자신을 믿고 열심히 꿈을 향해 좇아가면 이런 무대에서 골을 넣을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마음을 털어놨다. "저도 보잘것없는 선수인데 골을 넣은 게 믿기지 않는다"면서 "어린 선수들도 꿈을 갖고 열심히 하면 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뒤늦게 성장한 키 때문에 원하던 공격수 포지션 대신 줄곧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고, 광주대 2학년 이후에야 스트라이커로 보직을 변경했다. 스트라이커로 보기 드문 '종횡무진' 활동량은 어쩌면 이 시절 단련된 것이다. 2019년 2부리그 안양FC에서 프로 데뷔 첫 시즌 29경기 14골을 몰아치며, 2020년 '1강' 전북 현대 유니폼을 입었고, 2021년 김천 상무 입대 후 폭풍성장하며 2022시즌 31경기 17골로 1부리그 득점왕에 올랐으며, 마침내 카타르월드컵에서 골을 넣는 선수가 됐다. 조규성은 2018년 안양FC 입단 후 모교인 광주대에 후배 양성에 써달라며 500만원 발전기금을 기부했다.
황인범의 처음은 대전 유스다. 대전 시티즌 산하 유스클럽인 유성중과 충남기계공고를 졸업했다. '대전의 아들' 황인범은 자신을 키워준 고향 대전을 향한 '초심'을 잊지 않고 있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 직후 모교 충남기계공고, 유성중 후배들을 위해 유소년 발전기금 1000만원을 기부했고, 러시아 카잔 진출 직후인 2020년 코로나19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대전시에 5000만원을 기부한 바 있다.
'황금왼발' 이강인의 처음은 모두가 주지하다시피 2007년 KBS 축구예능 '날아라! 슛돌이'다. '레전드' 고 유상철 감독이 일찌감치 인정한 될 성 부른 떡잎이었다. 권창훈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보고 초등학교 3학년때 영희초등학교 축구부에서 축구를 시작했으나 4학년 때 축구부가 해체되는 아픔을 맛봤다. 양천초-중동중을 거쳐 수원유스 매탄고에 진학했다.
'나폴리의 철기둥' 김민재는 수원공고-연세대에서 최고의 센터백으로 인정받은 직후인 2016년 K3 경주한수원에서 성인무대 실전 경험을 쌓았다. 그곳에서 최강희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 전북 현대에 입단했다. 러시아-카타르월드컵에서 2경기 연속골을 넣은 '수트라이커' 김영권은 해성중 시절 어려운 가정형편을 딛고 축구의 꿈을 키웠고, 전주대 시절 풋살국가대표를 병행하며 누구보다 절실하게 축구를 했다.
동서고금, 수많은 월드컵 스타들의 길이 첫 걸음부터 꽃길은 아니었다. 그리고 꽃길이든 가시밭길이든 밟지 않아야 할 길은 없었다. 지난 10년간 수많은 좌절의 벽을 넘고, 시련의 강을 건너 꿈의 무대에서 화려하게 날아올랐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카타르월드컵 프랑스 국가대표들의 첫 클럽
▶요리스=FC시미즈 ▶만단다=ALM에브뤼 ▶아레올라=에 프티 앙제 세티엠 ▶파바르=US 죄몽 ▶디사시=JS 빌리에-르-벨 ▶바란=AS 엘렘 ▶코나테=파리FC ▶우파메카노=바이앙트 앙제 ▶쿤데=프라테르넬 드 랑디라 ▶살리바=AS 봉디 ▶테오 에르난데스=라요 마자다혼다(스페인) ▶포파나=에르페랑스 파리 디스네비엠 ▶튀랑=올랭피크 드 뇌이으-쉬르-센 ▶라비오=크르테일-루지타노 ▶추아메니=JS 다르티그 ▶카마빙가=드라코 드 푸제르 ▶베레투=AS벨린 ▶음바페=AS봉디 ▶그리즈만=UF 마코네 ▶지루=프로주 OFC ▶코망=US 스나르-무아시 ▶뎀벨레=ALM에브뤼 ▶콜로 무아니=FC 빌팽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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