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커피콩 찌꺼기 年 15만톤…'반도체 폐수' 정화한다

김인한 기자 2022. 12. 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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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커피 찌꺼기를 재활용해 '반도체 폐수'를 정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커피 찌꺼기는 커피콩 한 개당 추출되는 원액 0.2%를 제외하고 99.8%로 버려지는 부산물이다.

최근 커피 찌꺼기를 활용한 중금속 제거 기술이 개발돼왔다.

하지만 기존 연구들은 커피 찌꺼기를 물에 풀어 흡착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쓰고 난 커피 찌꺼기를 재수거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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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연구원 '구리이온' 제거용 나노필터 개발…반도체 폐수 속에는 구리 비롯한 다양한 중금속 포함
국내 연구진이 커피 찌꺼기를 활용해 반도체 폐수를 정화하는 재활용 기술을 개발했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진이 커피 찌꺼기를 재활용해 '반도체 폐수'를 정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커피 찌꺼기는 커피콩 한 개당 추출되는 원액 0.2%를 제외하고 99.8%로 버려지는 부산물이다. 국내에서만 연간 약 15만톤이 발생되는 상황에서 이를 국가기간 산업인 반도체 분야에 재활용할 수 있어 주목된다.

4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따르면 이민욱 구조용복합소재연구센터 박사 연구진은 동국대와 공동으로 '구리이온' 제거용 나노복합필터를 개발했다. 이 필터는 커피 찌꺼기와 생분해성 고분자를 합쳐 제작됐다.

반도체 폐수에는 구리를 비롯한 다양한 중금속이 포함된다. 중금속은 인체에 과량 유입될 때 뇌, 신장, 간 등 주요 장기에 치명적인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반도체 폐수 속 중금속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최근 커피 찌꺼기를 활용한 중금속 제거 기술이 개발돼왔다. 커피 찌꺼기 표면은 다공성 구조이고 음전하를 띠고 있어 양전하를 띠는 폐수 속 중금속을 흡착하기 유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 연구들은 커피 찌꺼기를 물에 풀어 흡착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쓰고 난 커피 찌꺼기를 재수거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 모식도. / 사진=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이에 KIST 연구진은 물질을 섞어 복합하는 기술에 주목했다. 커피 찌꺼기와 생분해성 플라스틱 PCL(Poly Capro Lactone)을 용매에서 균일하게 합쳤다. 이처럼 만들어진 복합 용액을 전기 방사해 나노복합필터를 제조했다.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중금속 제거 효율을 지켜봤다.

그 결과 100μM(Micromolar) 폐수에서 4시간 안에 중금속 90% 이상을 제거하는 효율을 달성했다. 또 연구진은 캡슐 커피 1개(약 5g)로 약 10ℓ 폐수를 정화할 수 있는 나노복합필터를 제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민욱 박사는 "이번 연구는 환경오염 원인이 되는 폐기물을 경제적·친환경적인 복합소재로 만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친환경 수(水)처리가 가능해진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성능을 지닌 필터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가 기간산업인 반도체뿐만 아니라 커피 산업이 그동안 고민해오던 처분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수처리공학지'(Journal of Water Process Engineering)에 온라인 게재됐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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