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 대통령도 “복수” 외쳤다...우루과이 발목 잡은 12년 전 악연
“경기 도중 우루과이가 (16강 진출을 위해) 1골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동료들에게 ‘우리가 (16강에) 갈 수 없다면, 우루과이도 못 가게 막자’고 이야기 했다.”(가나 수비수 다니엘 아마티)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과 함께 조별리그 H조에 편성된 가나는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달 28일(이하 한국 시각)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한국을 잡았지만, 3일 우루과이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0대2로 패배하면서다.
가나는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전반 26분과 32분 연달아 실점하면서 16강 진출 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후반 막판 가나의 목표는 추가 실점을 하지 않는 것으로 바뀌었다. 한국이 2대1로 포르투갈을 꺾으면서, 가나와 우루과이의 경기가 그대로 끝날 경우 두 팀의 동반탈락이 확정되기 때문이다.
가나의 이런 목표의식에는 두 팀의 악연이 작용했다. 가나와 우루과이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8강에서 맞붙었다. 공교롭게 당시 우루과이는 한국을 16강에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양팀이 1대1로 맞선 연장전. 가나의 도미니카 이디아가 헤딩슛을 날렸다. 이를 걷어낸 것은 우루과이의 간판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 골키퍼 없는 골문을 지키던 수아레스는 골키퍼라도 된 듯 손을 써 공을 쳐냈다. 수아레스는 퇴장을 당했고, 가나에 페널티킥이 주어졌지만 아사모아 기안이 이를 실축했다. 가나는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지면서 탈락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처음으로 열린 월드컵에서, 아프리카팀의 첫 4강 진출이 우루과이의 반칙으로 좌절됐다는 생각에 가나의 복수심은 불타올랐다. 당시 가나 국가대표였던 이브라힘 아유는 “가나 전체, 아프리카 전체가 수아레스를 미워한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경기를 앞두고 나나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우루과이에 복수할 날을 12년 동안 기다려왔다. 이번엔 ‘수아레스의 나쁜 손’으로도 가나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분위기에 수아레스도 불을 질렀다. 수아레스는 가나전을 앞두고 한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묻는 질문에 “사과하지 않겠다. 그때 퇴장당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날 경기 막판 우루과이의 파상공세가 이어졌지만, 가나는 철통수비를 펼쳤다. 골키퍼의 선방도 이어졌다. 주어진 추가 시간이 끝나가는 시점에 선수를 교체하며 시간을 끌기도 했다. 결국 경기는 0대2로 가나가 패배했다. 하지만 우루과이도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12년전 사건의 주인공인 수아레스는 벤치에 앉아 펑펑 눈물을 흘렸다.
경기 후 아마티는 ‘우루과이의 16강 진출을 막는 것이 중요한 미션이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이날 2골을 넣은 우루과이의 히오르지안 데 아라스카에타는 경기 후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 그리고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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